[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애플이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를 위반한 첫 사례가 됐다. DMA는 이른바 빅테크 갑질 방지 법안으로, 지난 3월 DMA가 유럽에서 전면 시행된 이후 해당 법에 위반한다는 결론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EU는 24일(현지시간)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하고 특별 규제하는 내용을 담는다.

EU 집행위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고객에게 저렴한 대체 구매 방법을 알리고, 이를 통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애플은 현재 앱 개발자와 관련한 세 가지 종류의 비즈니스 규칙을 운영 중이지만, 앱 개발자가 고객을 자유롭게 (대체 수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예시로는 앱 개발자가 대체 수단의 가격 정보를 제공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앱 개발자가 외부 결제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앱에 표시할 수는 있지만 이때도 제약이 뒤따른다. 집행위는 이같은 링크 아웃 방식을 통한 애플의 수수료 부과는 필요한 수준을 넘어선다고 봤다. 애플은 폐쇄적인 생태계를 통해 인기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해 왔다.

다만 이번 판단은 예비 조사로, 내년 3월 25일 제재 수위 등 최종 결론을 확정짓게 된다. EU가 DMA를 위반으로 최종 결론 내릴 경우, 애플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해야 한다. 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의 글로벌 연간 총매출액은 3830억달러다. 지난해 매출 기준 최대 53조원(약383억달러)의 벌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한편, 애플이 DMA 위반 첫 사례가 되면서 DMA가 지정한 게이트 키퍼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의 긴장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DMA가 지정한 게이트키퍼로 지정한 이들 기업은 자사 플랫폼과 외부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