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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장르물 맛집 LGU+, '프래자일'로 '청불' 리스크 이겨낼까

채성오 기자
LG유플러스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X+U가 제작한 '하이쿠키(왼쪽)'와 '밤이되었습니다'. [ⓒ 스튜디오X+U]
LG유플러스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X+U가 제작한 '하이쿠키(왼쪽)'와 '밤이되었습니다'. [ⓒ 스튜디오X+U]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X+U'는 지난해 단 두 작품으로 '하이틴 스릴러 맛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0대들을 배경으로 한 하이틴 장르물에 사교육, 마약, 학원폭력 등 어두운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하이쿠키'와 '밤이 되었습니다'가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작품은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실질적 타깃층인 하이틴 세대의 공감을 얻진 못했지만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절반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일까. 스튜디오 X+U는 올해 세 번째 하이틴 장르 '프래자일' 제작을 발표하며 '하이틴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콘셉트를 공개했다.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위해 2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치열하게 캐스팅을 진행했고, 신인배우들을 대거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초 국내 고등학생 약 100명을 대상으로 가족, 우정, 학업, 자아, 취미 등 다양한 주제의 사전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실제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MZ 공략, 3연전도 성공할까

올 하반기 U+모바일tv 오리지널 공개될 프래자일은 10대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일상을 가감없이 담아낼 예정이다. 이성친구와의 위험한 사랑, 아슬아슬한 일탈 등 성인이 되기 전 마지막 10대를 보내며 직면하는 청소년의 금기와 일상을 보여준다는 설징이다.

[ⓒ 스튜디오X+U 홈페이지 갈무리]
[ⓒ 스튜디오X+U 홈페이지 갈무리]


변수는 관람등급인데, 프래자일 역시 금기와 일탈을 소재로 하기에 청불 등급이 유력해보인다. 청소년들의 마약 제조·판매를 이야기를 다룬 하이쿠키나 일본 영화 '배틀로얄' 같은 서바이벌 살인을 그려낸 밤이되었습니다와는 달리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둔다면 청불을 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대를 주요 타깃층이 된 전작들과 달리 프래자일의 등급이 더 조명받는 이유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지만 크로스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 때문이기도 하다. 스튜디오X+U는프래자일을 U+모바일tv,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3개 플랫폼을 활용한 '3way형 크로스미디어' 형태로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OTT와 SNS로 서사 전달·소통 창구를 오픈해 공감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이다.

◆"하이라키·스캄 탈피해야"…차별성이 관건

스튜디오X+U의 프래자일은 제작 발표 이후 '하이라키' 및 '스캄(SKAM)'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두 작품 모두 청소년들의 일탈과 성장을 담아내고 있었기에 발표일 기준 후발주자인 프래자일에게 '상대적 차별성'은 족쇄처럼 다가올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난 7일 공개된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입학한 후 견고했던 그들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폐쇄적인 그들만의 세상을 그리다보니 학교폭력, 도촬, 성관계, 신분 격차 등의 소재가 차용돼 미국 드라마 하이틴물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 중 한 장면. [ⓒ 하이라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 중 한 장면. [ⓒ 하이라키]


노르웨이의 방송국 NRK에서 방영된 하이틴 드라마 스캄(SKAM)은 오슬로의 한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는 10대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시즌3부터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SKAM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 다양한 국가에서 리메이크되며 한 때 '하이틴물의 바이블'로 평가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튜디오X+U가 직접 리메이크판 제작을 맡으려 했지만 결국 제작이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스캄 코리아' 제작 소식이 알려진 후 무산됐다가 올 들어 프래자일이 공개되는 만큼 내용이 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제작진은 '독창적인 이야기'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스튜디오X+U 측은 "프래자일은 스캄과는 전혀 관계없는 작품"이라며 "한국 10대만의 특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창작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하이틴 드라마 '스캄(SKAM)'. 전 세계적으로 리메이크되며 한국에서도 스튜디오X+U가 스캄 코리아를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무산됐다. [ⓒ 스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노르웨이 하이틴 드라마 '스캄(SKAM)'. 전 세계적으로 리메이크되며 한국에서도 스튜디오X+U가 스캄 코리아를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무산됐다. [ⓒ 스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프래자일은 LG유플러스의 콘텐츠 경쟁력과도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지난 5월 SK브로드밴드에 이어 SK텔레콤도 넷플릭스와 구독 상품 '우주패스 넷플릭스'를 선보이는 한편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제작·유통 밸류체인을 구축한 KT가 미디어사업 부문을 재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유플러스도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IPTV와 OTT 등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 독점 공개하는 해외 OTT 오리지널 인기작을 포함해 영화, 해외 드라마, 애니까지 전 장르의 콘텐츠 7만여편을 시청할 수 있는 IPTV 구독상품 '유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해외 유명 시리즈를 독점 공개하는 한편 안으로는 스튜디오X+U의 제작 콘텐츠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튜디오X+U가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그 중에서도 하이틴 장르물의 흥행이 두드러졌던 만큼 업계에선 프래자일도 수준급 퀄리티를 예상하는 모습"이라면서도 "하지만 하이틴 장르물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는 수위가 높아지기 때문에 청불 등급을 받게 되고 실질적 타깃층이 관람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완급조절이 변수"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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