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IDM 역량으로 TSMC 추격…'AI 턴키 솔루션' 외친 삼성의 목표는 [소부장반차장]

고성현 기자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삼성전자]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경쟁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인공지능(AI) 턴키 솔루션'을 내세웠다. 파운드리를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첨단패키징(AVP) 역량을 십분 활용, AI 및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 파운드리가 내세운 전략이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인 3나노 2세대 공정부터 첫발을 내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엑시노스 2500 등이 이를 통해 양산될 예정인 만큼, 양산 성과에 따라 향후 고객사 수주 등 판도를 결정할 전망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9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서 "AI 산업은 성능이 증가할 수록 에너지 소모량도 나날이 증가하는 점이 발전의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도 많아지면서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늘고 있으며, 이는 개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도체 칩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고객사도 늘고 있다"며 "이들에게 설계, 공정, 패키지 등 개별 솔루션뿐 아니라 설계부터 제조, 시스템 레벨 검증까지 전체 과정을 포괄해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파운드리 4나노 공정) 초기에는 저조한 수율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많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었다"면서도 "다양한 엔지니어링 활동 덕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운영 최적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고, 특히 고성능 HPC와 모바일, 전장 분야에서 이러한 특성이 십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가 계획한 선단 공정 로드맵도 공유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하반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2세대 공정인 'SF3' 양산에 돌입하는 한편, 2027년 BSPDN을 적용한 2나노 공정 'SF2Z'·1.4나노 공정 'SF1.4'에 진입한다. 내년에는 2나노 공정 'SF2'과 핀펫 기반 4나노 파생 공정인 'SF4U'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광자로 신호를 전달해 고속 데이터 처리·신호손실 최소화 등 이점이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도 2027년까지 상용화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AI 턴키 솔루션에 통합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엑시노스 시리즈. [ⓒ삼성전자]
엑시노스 시리즈. [ⓒ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가 AI 턴키 솔루션 등 기존 IDM 역량을 차별화하고 나서면서 관련 로드맵이 차질없이 실현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과거 4나노 초기 수율 저조에 따라 TSMC 추격이 멀어진 전례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양산할 SF3 제품의 성과가 향후 경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 파운드리가 SF3 공정으로 양산할 제품으로는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500'가 거론된다. 갤럭시워치7에 탑재될 웨어러블용 AP '엑시노스 W1000'도 SF3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업계는 엑시노스 2500에 대한 양산이 난제에 봉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조한 초기 수율과 기대 대비 낮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통상 칩 수율이 60% 이상이어야만 안정적인 제품 양산이 가능하다.

관건은 올해 하반기다. 엑시노스 2500이 갤럭시S25 탑재를 목표로 양산을 준비하는 만큼, 올해 말부터 양산에 대한 검증이 뚜렷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4나노 공정에서 개발하고, 삼성 HBM3E를 탑재하는 리벨리온의 AI칩 '리벨(Rebel)'도 하반기 양산이 예정돼 있다.

한편, 이날 파운드리 포럼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의 팹리스 파트너인 텔레칩스·어보브반도체·리벨리온이 세션 발표자로 참여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 성과, 팹리스 업계 트렌드를 공유했다. 오전에 진행한 '세이프 포럼(SAFE 2024)'에서는 2.5D/3D 칩렛 설계 기술·IP 포트폴리오·설계를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방법론 등 AI 반도체 설계 인프라를 집중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Empowering the AI Revolution"을 주제로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과 유럽 지역에서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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