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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첨단 반도체 점유 31%→9% 급감…삼성이 전한 무서운 미래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美⋅日⋅EU 모두 반도체 지원 확대…韓만 지원 뒤쳐저

전력 용수⋅건설비 넘어 민원까지 부담…애로사항 많아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첨단 반도체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에서 미국 0%에서 28%로 급증, EU도 6%로 급증, 일본도 5%로 급증하는 데 비해서 한국은 31%에서 9%로 감소하게 될 겁니다."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이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반도체 대전환 - 국가 차원의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사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대두, 반도체 산업도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 글로벌 경쟁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를 위해선 정치권의 지원이보다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미국, 일본, EU 모두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상용 패키지 보조금, 세액 공제 인프라 모두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라며 "보조금 같은 경우에도 기업에 따라 최대 15%까지 줄 수 있고 여기다가 정부 대출까지 지원한다"라며 "일본 역시 소부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환대 정책을, EU도 자동차와 같은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반도체 역생산 거점을 가져가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독일의 경우 33%~50% 정도를 보조금을 지원, 인텔 공장 같은 경우에는 33% 즉 3분의 1 정도를 지원을 받았고, TSMC 같은 경우에는 절반을 지원받았다"라며 "인프라 같은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용수 도로 등을 건설한다.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계산해 보면 더 높다"라고 강조했다.

또 "대만의 경우 파운드리 TSMC를 호국 진상이라고 해서 가장 중요한 기업으로 간주하고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하고 있다"라며 "주요 지원이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보다는 세액공제와 인프라 지원 그리고 반도체 산업의 저변을 강화하는 그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반도체 산업 지원 수준은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서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프라 같은 경우에도 우리는 기업이 전력 공수 이런 인프라 건설비에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고,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민원 등 갈등 해소에 대한 책임도 기업이 가지고 있다"라며 "즉시 생산에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국가에서 국가 주도로 인프라를 충분히 건설해서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고, 전력 요금 용수 측면 등 구축 후의 비용도 원가에 직결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확보, 또는 유지를 해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기술 유출 방지 시스템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국가들은 기술 유출을 어떤 간첩죄에 준하는 그런 범죄로 다루면서 강력한 형량 그리고 벌금으로 아예 기술 유출 유인을 차단하는 그런 정책을 취하고 있다"라며 "미국 같은 경우에 최대 징역 20년이며 양형 기준을 보면 피해액에 따라서 최대 405개월, 33년 9개월까지도 부과할 수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은 양형 기준이 1년에서 3년 반 정도로 굉장히 낮고 판결 예를 보면 21년 기준으로 기술 유출 범죄 중에서 한 87% 정도가 집행유예 또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미흡한 지속될 경우 무서운 미래 직면할 수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32년까지 10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은 미국은 0%에서 28%로 급증, EU도 6%로 급증, 일본도 5%로 급증하는 데 비해서 한국은 31%에서 9%로 감소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이유는 결국 정부 지원 때문 아닐지 생각한다"라며 "이 결과가 나오면 첨단 반도체 영역에서 한국은 더 이상 글로벌 강국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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