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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기준금리 지속…기업 10곳 중 4곳 "영업익과 이자비용 비슷하거나, 적자"

옥송이 기자

기업 규모별 상반기 경영실적현황. [ⓒ대한상의]
기업 규모별 상반기 경영실적현황. [ⓒ대한상의]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3.5%.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기준금리다. 3.25%에서 현재 금리로 인상된 이후 기업들이 재무구조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국내기업 400개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을 조사한 결과, 고금리 기간 경험한 기업경영 애로와 관련해 '이자 비용으로 인한 재무 상태 악화'를 겪었다는 기업이 31.3%로 가장 많았다.

'신규자금 조달 어려움'을 꼽은 기업이 27.8% 그 뒤를 이었고,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도입'(16.5%), '설비투자, 연구개발 지연·중단'(10.5%) 등이 차례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실적 악화 상황에서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지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대해 응답 기업의 55.2%는 '이자 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커 흑자'를 예상했지만, 44.8%는 '영업이익과 이자 비용이 비슷한 수준'(30.2%), '적자'(14.6%)라고 답했다.

즉 44.8%의 기업은 이자 비용을 내면 손익분기점이거나 적자 상태라는 게 대한상의 측의 분석이다. 또한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크거나 영업 적자인 기업의 비중이 중소기업은 24.2%로 대기업(9.1%), 중견기업(8.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대한상의는 매출 및 자산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대출 문턱이 높고, 문턱을 넘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 고금리 상황에서 취약한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들의 최근 실적 악화는 실제 통계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큰 기업의 비중은 40.1%로 지난 2022년(34.6%)에 비해 1년 만에 5.5%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0.48%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금리 인하에 대해선 보수적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금리 인하가 '1회 있을 것'으로 본 기업은 47%였으며, '없을 것'이라고 본 기업은 40%에 달했다.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2.8%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고환율, 고물가 상황,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논의 동향 등으로 인해 올해 내에 적극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과 관련해 기업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3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경기 상황'(26.3%), '물가 상승률'(26.3%)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 기업 2곳 중 1곳은 금리 인하 시 경영 및 자금 운용 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50%의 기업은 뚜렷한 변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취할 조치를 조사한 결과, 1순위 응답은 '부채상환 등 재무구조 건전화'(65%)였고, '설비투자 확대'(22.5%)가 뒤를 이었다.

또 금리 인하가 경제활력 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기업 투자 활성화 유인책'(37.3%), '내수 소비 진작 지원'(34.3%), '기업 부담 규제 철폐'(19.2%), '해외판로 개척 지원'(5.7%), '창업 및 벤처투자 지원책'(3.5%) 등을 꼽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낮아질 시 재무 상황 개선과 함께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낮은 금리가 기업 투자의 충분조건은 아닌 만큼 첨단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등과 같은 정책을 병행해 기업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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