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전쟁서 뒤쳐진 韓…GPU 등 인프라 투자 부족 '한 목소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4세대 GPT가 나오면서부터 다른 국가와 AI 기술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김승일 AI미래포럼 의장단 대표<사진>는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술패권시대, 국회의 역할과 과제’ 토론회에서 “(AI 경쟁력에 근간이 되는) 초거대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AI(인공지능) 진화의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과학기술 주권의 확립과, 과학기술 선진국 진입의 촉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선 AI 부문에서 기술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지적됐다. AI 기술은 물론, 활용 능력에서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AI 활용 능력과 관련한 글로벌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20위권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제자로 나선 김 대표는 ‘소버린AI’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버린AI는 현지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말한다. 특정 국가에 편향된 AI로부터 정체성을 지키려면, 자국 데이터를 학습시킨 AI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주요국도 인프라를 중심으로 소버린AI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미국은 칩스법을 재정해 인텔과 TSMC, 삼성전자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캐나다도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4000억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중동에선 사우디를 중심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AI 전반에서 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 글로벌 기업이 1년 동안 구매한 GPU의 수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 구매한 수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AI 인재 유치를 위해서라도, 인프라 확보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규준 SK텔레콤 팀리더는 “지난해 기준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다량으로 사들인 곳은 주로 미국·중국의 AI 기업들이었다. 심지어 구글은 자체 AI 학습 장비가 있음에도 불구, 엔비디아로부터 추가로 사들여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어느부분에서 (AI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지 명확히 파악해 적재적소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의 경우) ‘최고의’ AI인재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라며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기업 간 생태계를 잘 구축해야하는데 무엇보다 과감하고 빠른 대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행정과 긴밀화해 정책의 치밀화를 도모하고, 야당은 수권정당의 자세로서 정책을 리드하는 등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최근 이공계 우수 인력이 해외로 다수 유출되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정부의 카르텔 발언 이후 연구개발(R&D) 예산은 급감하고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 할 정도로 쑥대밭이 됐다. 이후 정부가 혁신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냐는 데에는 의문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지난 국회에서 AI 기본법과 K칩스법 모두 통과가 안됐다"라며 "기술패권 시대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이념의 잣대로 접근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중장기 전략실행방안을 치밀하게 마련해야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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