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외산 AI 넘어서는 '국산 AI 생존 전략'
우리는 어느새 인공지능(AI)과의 상호작용이 일상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AI가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달 오픈AI가 GPT-4o(포오)를 선보여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달에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클로드 3.5 모델을 출시하여 텍스트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며 경쟁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AI 서비스 경쟁에 적극 참여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외산 AI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급성장해 나가는 반면, 국내 AI 시장의 현주소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국내 AI 업계는 외산 AI 서비스 공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챗GPT가 비영어권 사용자에게 불합리한 차별을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화두에 올랐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챗GPT를 이용할 때 토큰(AI가 이해하는 언어 단위로 과금 기준이 되는 단어 수) 사용량이 더 많다는 내용이었다. 영어권과 비영어권 이용자들 간 지불하는 비용에 차이가 발생하며, 심지어 답변 생성 속도도 영어 대비 느리다고 한다.
국내 AI 기업들은 이러한 지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외산 AI 서비스가 가진 태생적 한계로 인해 영어와 비영어권 언어인 한국어 간 차이가 발생한다면, 한국어 데이터 학습을 통해 한국어에 특화된 맞춤형 AI를 개발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언어적 유창성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 법과 제도, 각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토종 스타트업은 국내 이용자 및 기업에 더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일례로 스켈터랩스는 한국어 기계 독해 데이터셋(KorQuAD) 성능 평가에서 수차례 1위를 차지하며 한국어 AI 언어 모델의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또한, LLM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인 환각(할루시네이션) 또는 헛소리 현상을 줄이기 위해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보안과 정확성이 중요한 KB국민카드, 신한투자증권과 같은 금융권 기업들에 RAG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퍼시스와 같은 고관여 제품 취급 기업에서는 한국어 언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를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여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맞춤형 솔루션은 뛰어난 대고객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며, 고객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에게 큰 경쟁력이 된다.
이처럼 한국어 기반 AI는 또한 고객 경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거양득을 위해서는 검색을 반복하지 않고 한 번에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검색이 반복될수록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며, 이는 곧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RAG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검색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본원 업무와 서비스가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차별화된 고객지향적 서비스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솔루션의 API와 제품 스택이 얼마나 유연한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온프레미스 솔루션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며, 새로운 AI 솔루션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업 내부 시스템에 쉽게 통합할 수 있다.
글로벌 AI 전장이 펼쳐지는 오늘날, 국내 AI 시장은 외산 AI의 공세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AI는 이미 고객 서비스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제는 AI를 활용한 상호작용이 대고객 서비스에 필수적인 시대이다.
어떤 기업도 AI를 외면하고는 성장할 수 없는 시대인 만큼, 자사 솔루션을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거세게 밀려드는 외산 AI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조원규 / 스켈터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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