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중장기 공급방향 발표 임박…정부 꺼낼 당근책은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중장기 주파수 공급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로부터 제기된다. 현 시점에서 5G(5세대이동통신) 주파수에 대한 사업자 수요는 크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어떠한 ‘당근책’을 내놓을지가 관점포인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중 중장기 주파수 공급방향을 담은 이른바 ‘대한민국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안에는 앞서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신청한 3.70~3.72㎓(기가헤르츠) 대역에 대한 검토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3.40~3.42㎓ 대역 20㎒(메가헤르츠) 추가 할당을 신청하자, 2022년 1월 자사 인접 주파수인 3.70~3.72㎓ 대역 20㎒ 주파수 추가 할당 신청으로 맞불을 놓았다. 해당 대역에 대해 과기정통부도 연구반을 통해 2년 가까이 검토 중인 상황이다.
다만 현재로선 3.70~4.0㎓ 대역에서 20㎒을 포함한 ‘광대역 할당’이 유력시된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미 광대역을 공급해야 했기에 20㎒만을 할당할 명분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9년 정부가 발표한 ‘5G 플러스 스펙트럼 플랜’에 따르면 “2021년 고정위성용으로 분배돼 있는 3.70~4.0㎓에 대해 클린존 도입 등을 통해 이동통신용으로 확보 추진한다”고 적혀있다.
과기정통부는 광대역 공급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진행된 '대한민국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안)'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개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이 요청한) 20㎒폭을 공급할지, 최대 300㎒폭을 공급할지 연구반에서 검토하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 및 문제점에 대해 접점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300㎒ 공급은 정부와 사업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먼저, 사업자 입장에선 광대역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 5G 트래픽 증가가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5G 무선데이터 트래픽 총량은 상용화 첫해인 2019년 12월 12만1444TB(테라바이트)에서 2024년 5월 96만4839TB으로 약 8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입자당 1인당 트래픽은 26.8GB에서 29.9.GB로, 지난 4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즉, 가입자는 증가했지만 데이터사용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5G 상용화 당시 3사 중 가장 적은 폭의 주파수를 가져갔던 LG유플러스만 해도 당장 지난해 6월부터 20㎒ 늘어난 100㎒폭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시작해 추가 할당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업자들은 광대역 공급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당장 감당할 재정적 여력이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통3사 모두 당장 2026년 LTE용 주파수를 재할당 받기 위해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통3사 모두 최근엔 인공지능(AI)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초 20㎒ 추가 할당을 요청했던 SK텔레콤도 최근 입장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즉, 300㎒는 커녕 20㎒를 공급하더라도 경매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파수 할당대가로 기금을 확보해야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300㎒ 공급은 리스크가 크다. 사업자 간 유효경쟁이 발생하지 않아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할당하거나, 사업자 대다수가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과거 (정부의) 예상 트래픽 수요가 어긋난 경우가 없었다. 항상 (예측한 시점보다) 사업자가 먼저 추가할당을 요청해왔다”라며 “5G 킬러서비스의 부재로 트래픽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등 사업자들의 예상 수요가 적어 정부의 고심도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제4이동통신 선정 절차를 밟을 때와 마찬가지로, 당근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정부는 신규사업자에 대한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자 전방위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이달 중 발표를 번복하고, 시장경쟁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구체적인 할당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4이통 사업자로 선정됐던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28㎓ 대역 주파수 할당이 최종 취소되는 경우, 해당 주파수에 대한 할당 계획도 이번 계획안에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정부관계자는 "이번 주파수 스펙트럼 플랜 발표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취소 결정과 관련된 내용이 있어 같이 가게될 것"이라며 "(발표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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