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K하이닉스,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HBM 고공비행
HBM 케파 확대 집중…"공급 과잉 가능성은 낮아"
"MR-MUF 6세대 12단 양산에 사용…16단부터 바뀔 수도"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확대 등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회사의 핵심 매출원이 된 HBM은 내년까지도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케파 확대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SK하이닉스는 2024년 2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영업이익률 33%), 순이익 4조1200억원(순이익률 25%)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실적을 달성했다.
◆ 2분기 영업이익 5조1923억원…어닝서프라이즈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6조1886억원, 영업이익 5조1923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1분기 대비 매출이 32% 증가했다"라며,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 회사는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D램에서는, 회사가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낸드의 경우,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는데, 특히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 전반에 걸쳐 평균 판매단가(ASP, Average Selling Price) 상승세가 지속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On-Device) AI를 지원하는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늘어나는 한편,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완연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수익성 중심 투자 기조하에 2분기 동안 필수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회사는 1분기 대비 4조 3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었다"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최선단 공정 기술과 고성능 제품 개발에 매진해 AI 메모리 선도기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회사는 주요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HBM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GB 서버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DDR5 분야에서도 하반기에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출시해 경쟁우위를 지켜간다는 방침이다.
낸드에서도 회사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0TB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eSSD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낸드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선보임으로써 실적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쏟아진 HBM 중심 질의…케파 확대⋅고객사 니즈 맞춤 집중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HBM 중심의 질의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착공에 돌입한 가운데 케파 확대에 따른 HBM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CFO는 "현재의 투자와 생산은 일반 D램과는 시장 구조와 양산 특성에서 확연히 다른 HBM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투자증가는 곧 공급과잉이란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 HBM 다이사이즈 패널티와 낮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투자 증가해도 비트그로스는 제약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HBM 세대가 업그레이드될수록 이는 가중될 전망이다. 또 HBM은 1년 이상 고객 계약 물량을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투자 증가는 곧 제품 주문량의 증가를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차기 HBM인 HBM4 12단 양산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방식은 기존에 사용해 왔던 MR-MUF 방식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현 D램 마케팅 담당은 "내년 하반기 출하가 예상되는 HBM4 12단 제품에 대해선 기존의 MR-MUF를 적용해 양산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차세대 HBM 생산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도입 시기는 16단 제품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담당은 "HBM4(6세대)16단 제품에 대해선 2026년 수요 발생이 예상된다"라며 "이를 대비해 개발할 예정으로 MR-MUF, 하이브리드 본딩을 모두 검토해 고객의 니즈에 필요한 최적의 방식을 선택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현재 HBM 공급 업체별로 적용하는 패키징 기술이 다르고, 역량도 다르다. 하이브리드 본딩 효과는 업체마다 다를 수 있다고 보고있다"라며 "하이브리드 본딩 양산 적용하려면 기술도 더 고도화하고 고객,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서 시스템 레벨에서 철저한 성능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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