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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불똥튀나?…PG사 전전긍긍

오병훈 기자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지난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지난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큐텐 그룹 티몬과 위메프 정산금 미지급 사태, 일명 ‘티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산업 전반을 덮친 가운데, 전자결제대행사(PG)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2차 3차 티메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사가 소비자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결제를 취소할 경우 환불 금액 부담을 소비자와 카드사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PG사가 지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6일 전자지급결제협회(PG협회)는 “티몬과 위메프 소비자 카드결제 취소 요청 증가로 PG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공식 성명을 냈다.

PG협회는 “PG사들은 이미 모든 돈을 티몬과 위메프에 지급했으며, 환불취소는 정산금을 보유한 티몬과 위메프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건에 대한 취소가 발생하면 PG사가 지급 예정인 소상공인 정산금액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PG사가 소상공인들에게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제2의 티몬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티메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PG사로 떠넘기며서 무조건적 환불취소를 진행하게 되면 PG사마저 지급불능 상황에 빠지게 돼 대한민국 이커머스 전반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지난 24일부터 티몬 및 위메프 등 큐텐 그룹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불거지면서 신용카드 거래가 모두 중단됐다”며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이 심화되며 결제 취소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신용카드사와 소비자간 계약 관계에 있는 청약철회권이나 할부항변권이 대규모 취소사태로 이어지게 되면 1차 PG사들에 대해 과한 부담을 주게 된다. 이는 PG사 다른 가맹점으로까지 정산 지연 사태를 야기해 소상공인, 독립몰운영사업자, 플랫폼에 물건을 공급하는 ‘벤더사’ 상거래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PG 협회 분석이다.

PG 협회는 “올해 초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G사가 계약을 맺고 하위가맹점으로 서비스를 제공중인 영중소가맹점은 대략 171만여 곳으로 전체 PG 하위가맹점의 93%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 중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134만여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티몬 위메프로 취소된 카드결제 대금에 대해 카드사가 구상권을 청구하는 경우 PG사 보유 현금 부족 사태를 야기해 130만곳이 넘는 영세 가맹점 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2차, 3차 티메프 사태를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 PG협회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PG협회는 “카드사들이 소비자 민원을 대응하기 위해 PG사와 협의 없는 취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은 25일 금융위에서 발표한 향후 대책(PG사들이 가맹점에 정산할 대금을 은행 등 제3 기관에 에스크로 하는 등 안전 보완책 추진 검토)의 방향에 상당히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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