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여파에 금융지주, 부실채권 시름…KB·신한, 부실채권 비율 최고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부채 관리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리에 나서면서 그에 따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의 여파가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지주사들은 추가 충당금 적립에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경계심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이하여신(올 2분기 기준)잔액은 약 12조3930억 원을 기록했다. 총여신(2002조4354억원)대비 고정이하여신비율(0.62%)은 2019년 1분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0.68%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2018년 1분기(0.70%)이후, 2017년 2분기(0.72%)이후 각각 최고치였다. 뒤를 이은 농협금융(0.59%)도 2021년 1분기 이후, 하나금융(0.58%)과 우리금융(0.58%)도 각각 2019년 2분기(0.56%)이후, 2019년 1분기 지주사 출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2분기에 각 지주사들의 고정이하여신이 4∼7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은 부동산 PF사업 평가의 재구조화, 책임준공형 관리형 사업장 재분류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PF사업장 평가와 관련해 1800억 원 정도가 재분류됐고 책임준공형 관리형 사업장도 400억 원 가량이 고정이하여신 쪽으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5대 금융지주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2분기 추가 충당금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부동산 PF사업성 평가 관련 886억 원 등 2700여 억 원을,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430억 원, 저축은행 200억 원 등 약 800억 원을 적립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800억 원과 400여 억 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PF시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선순위가 95% 이상이고 사업장도 대부분 수도권이어서 비교적 질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시장이 낙관적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부동산 PF의 대부분이 선순위 PF로 구성돼 있어 추가 부담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공정 지연 사업장의 경우 소송 가능성이 있으므로 분쟁이나 공정이 지연되면 고정이하로 분류, 즉시 충당금을 적립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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