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불붙은 멤버십 전쟁㊤] 컬리멤버스 월 1900원·매일 무배, 실화?…‘가격 경쟁력’ 승부수

왕진화 기자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의 월회비가 오는 8월7일부터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오른다. 이를 앞두고 경쟁사의 반격 카드가 술술 나오고 있다. ‘탈(脫)쿠팡족’ 신규 회원 모시기가 본격 시작된 셈이다. 이와 함께 경쟁사들은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이미 가입했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유료 멤버십을 없애버릴지 고민하는 기존 회원들을 잡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쿠팡보다 저렴한 유료 이커머스 멤버십과 이에 대한 강점을 함께 알아본다. <편집자 주>

[ⓒ컬리]
[ⓒ컬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오는 8월7일부터 쿠팡의 멤버십 와우 회비가 인상되는 가운데 컬리, 신세계, 네이버 등이 연 10만원에 육박하는 쿠팡와우 회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쿠팡을 이탈할 것이라 예상하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 중 컬리는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를 기준으로 월 1900원이라는 이커머스 최저 금액에 이어 무료 배송 쿠폰을 매달 31장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컬리멤버스 회원도 매일 무료 배송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컬리가 ‘탈쿠팡족’을 모시기 위한 최저가 전략을 부각시키는 데 나선 모양새다.

컬리멤버스는 월 이용료 1900원만 내면 2000원을 즉시 적립금으로 돌려받는 사실상 구독료 0원의 멤버십 서비스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2만원 이상 구매 시 31장의 무료 배송 쿠폰을 매달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구매 금액에 따른 최대 7% 적립금 ▲CU·커피빈·롯데시네마 등과의 오프라인 제휴 혜택 등 금액 대비 경쟁력이 크다. 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론칭 첫달 대비 가입자 수는 3배 증가했으며, 10명 중 9명이 재구독을 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료 멤버십은 서비스 이용 지속률 확보 이외에도 즉각적인 수익성 강화 때문에 꼭 필요한 전략이다.

구독료 인상은 기업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쿠팡만 해도 이번 와우멤버십 인상으로 연 48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이익을 누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6174억원)의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컬리는 이와 반대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컬리가 신규 고객 대거 확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컬리는 넥스트마일이라는 물류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배송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비용 통제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고객 1인당 주문하는 평균 구매 금액인 객단가가 늘어나야 배송 부담이 줄어들어 이익률이 증가하게 되지만 이를 구매 빈도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컬리는 이달 신선식품과 유명 디저트, 뷰티 상품 등 컬리만의 큐레이션 상품을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익일 오후 10시 전에 최상의 상태로 배송하는 제주도 지역 하루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컬리]
컬리는 이달 신선식품과 유명 디저트, 뷰티 상품 등 컬리만의 큐레이션 상품을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익일 오후 10시 전에 최상의 상태로 배송하는 제주도 지역 하루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컬리]

컬리는 이미 지난해 물류센터 두 곳을 열면서 샛별배송 권역 확장을 이뤄냈다. 실제로 컬리가 담당하고 있는 전국권 배송 물량 중 90% 이상이 샛별배송 권역에서 나온다.

여기에, 컬리멤버스의 ‘매일 무료 배송 쿠폰’ 장치를 통해 주문가격 허들까지 낮춰 컬리를 일상 장보기의 주 채널로 이용하게 만든다면 보다 큰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더 많은 사람이 구매할수록 물류 효율성과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특정 채널을 계속 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선 고품질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다. 특히 신선식품은 냉동식품이나 가공식품에 비해 구매 주기가 훨씬 짧아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다.

컬리에 따르면 이곳은 입점 과정도 높은 기준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배송 전 과정에서도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또한 컬리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및 컬리온리 상품군 경쟁력 역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저 가입비에 매일 무료 배송 쿠폰으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 모으려는 멤버십 전략이 영리하다는 판단을 내놓는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품질은 높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비교적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허들 자체를 낮춤으로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이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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