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진숙)가 '31일 오후 2시 회의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힌 후 5시간 만에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을 각각 임명함에 따라, 정계에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비롯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즉시 의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장이 취임식을 마친 후 빠르게 의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일각에선 '오후 2시에 방통위 전체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정오쯤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다수 언론사가 방통위에서 31일 오후 2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 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라며 "해당 기사의 내용은 사실과 다름"이라고 밝혔다. 방통위가 해당 입장 외에 별다른 내용을 밝히지 않아 '사실과 다르다'는 표현이 '이날 개최하지 않을 것'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날짜의 다름'이 아닌 '시간의 다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입장문 전달 5시간 여만인 이날 오후 5시 제34차 전체회의이자 이 위원장 체제의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6기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 ▲위원 기피 신청에 관한 건 ▲KBS 이사 추천 및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임명 관련 후보자 선정에 관한 건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 등 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 끝에 위원 기피 신청에 관한 건은 각하됐고 나머지 세 건은 모두 의결을 완료했다. 6기 방통위 부위원장은 호선으로 김태규 상임위원이 선출됐고 방문진의 경우 이사 6명, 감사 1명이 임명됐다.

방문진 신임 이사로는 ▲김동률 서강대학교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 등이 임명됐고 성보영 쿠무다SV 대표는 방문진 감사로 선임됐다. 이들의 임기는 다음달 13일부터 오는 2027년 8월 12일까지로, 약 3년이다.

방통위는 KBS 이사 후보자로 ▲권순범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이인철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5기 상임위원 등 7인을 추천했다. KBS 이사는 방송법 제46조에 따라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며 방문진 이사·감사의 경우 방통위가 바로 임명할 수 있다.

한편,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하면서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 직후 2인 체제 의결의 위법성을 이유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 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방통위 회의에서 기존 방문진 이사 3인이 이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원 기피 신청이 기각된 것도 탄핵 사유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