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인터뷰] 위베어소프트 장영휘 대표 “안정·보안성 높인 ‘오소리’로 API 관리 혁신”

이안나 기자

위베어소프트 장영휘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API 게이트웨이는 많은 API 통로 역할을 하기에 안정성과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베어소프트 ‘오소리(OSORI)’는 안전을 희생하지 않는 주류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Rust)를 활용했고, 다운타임 없이 설정‧보안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차별점을 만들었습니다.”

장영휘 위베어소프트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오소리’ 특징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21년 7월 회사 설립 이후 약 2년 반 동안 독보적인 기술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고, 그 결과물인 ‘오소리’가 지난해 말 탄생했다. API 게이트웨이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현재 API 매니지먼트(관리) 영역까지 확장했다.

국내 미들웨어 시장 1위 기업인 티맥스소프트에서 13년간 미들웨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장영휘 대표는 2021년 당시 핵심연구원 2명과 함께 위베어소프트를 창업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오픈API가 확산하고 이를 위한 핵심 미들웨어 API 게이트웨이 시장이 커지자,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국산 제품을 개발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애플리케이션들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약속된 방법이나 규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계좌정보 조회 API나 계좌이체 API를 제공하면,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이 이를 활용해 은행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기업이나 기관이 자신들 데이터를 외부 개발자들에 공개해 사용하도록 만든 게 오픈API다. 전세계적으로 오픈API 시장은 2022년 약 3조원 규모에서 2030년 약 2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API 게이트웨이는 API 서비스 ‘출입문’처럼 보안이나 트래픽 제어, 인증 등 역할을 수행한다.

오소리 API 게이트웨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러스트’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러스트는 높은 메모리 안정성과 보안성이 강점으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언어다. 미국 백악관에서도 최근 메모리 안전을 촉구하며 프로그래머들에게 러스트 사용을 권고했다.

장영휘 대표는 “러스트는 장점이 많지만 언어 자체가 배우기 어려워 전문성 갖춘 사람도 3~6개월 정도 학습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내엔 자바 언어로 만든 제품들이 대다수인데 우리가 그간 쌓은 미들웨어 기술과 콘셉트를 가지고 러스트 기반 제품을 개발‧검증하며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 위베어소프트]

또 하나의 차별점은 다운타임(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시간) 없이 API 설정을 API 게이트웨이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프로그램 제품들은 API 사용자 인증이나 API 수정·삭제를 할 때 설정을 파일로 관리하다 보니, 기존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내리고 변경된 설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위베어소프트 오소리는 API 정보를 메모리에서 바로 처리한다. API설정과 사용량 제어 등 보안사항을 운영 중인 서버에 실시간 적용하기 때문에, 변경사항을 모아 야간에 일괄적으로 작업해야 했던 과정이 불필요해졌다. 위베어소프트는 API 설정을 동적으로 적용하는 게이트웨이 장치 및 방법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

장 대표는 “오소리는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클라우드 환경을 타깃해서 만들었다”며 “클라우드 환경은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오소리는 경쟁 제품 대비 메모리 사용률 87%, CPU를 20% 적게 사용해 전체 클라우드 비용을 50%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들웨어는 기업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하게 서비스하게 돕는 ‘허리’로 불린다. 즉 고도화된 API 게이트웨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운영체제(OS) 및 네트워크, OS 커널(운영체제 핵심이 되는 구성요소) 레벨에 대한 이해, 시스템 전체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장 대표는 이런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지난 회사(티맥스소프트)에서 수년간 쌓아온 역량을 꼽았다.

한양대 기술 지주에서 투자받은 날 위베어소프트 창업 멤버 모습

위베어소프트 설립 후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2년 반. 회사는 자체 개발한 API 게이트웨이 제품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벌써 한국자동차연구원을 포함해 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벤처기업인증과 GS인증, 미국특허 출원 포함 5건 특허출원과 2건 특허등록도 부지런히 진행했다. 후발주자가 쉽게 나오기 어렵고 진입장벽도 높다는 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위베어소프트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 이를 위해 기존 온프레미스 기반 API 게이트웨이 제품을 플랫폼 및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융합 제품으로도 만들고 있다. SaaS 기반 구독형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대기업뿐 아니라 작은 기업들에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해외진출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빠른 제품 출시와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 위베어소프트는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로부터 시드투자를 받게 됐다. 이어 국내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초기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배치 프로그램 23기’ 선정과 동시에 두 번째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위베어소프트는 인력 충원과 마케팅 등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IT가 있는 모든 분야가 위베어소프트 고객사가 될 수 있지만, 가깝게는 API에 대한 높은 보안과 안정성을 요구하는 금융분야, 최신 IT 기술을 다수 사용하는 유니콘 대열 합류 기업들이 미들웨어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2~3년 내 플랫폼 및 SaaS 제품으로 반드시 글로벌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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