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보고서] 화재로 떠오른 '中 배터리 포비아'…양극재 수요 부진 돌파구는
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청라 화재서 촉발된 '中 배터리 포비아'…韓 3사 대체 가능성은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탑재 배터리가 중국 CATL의 제품이였던 것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 배터리에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대체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벤츠 EQE 모델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전기차 모델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삼원계 배터리 NCM 811 배터리를 장착했다.
NCM 811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이 80%, 10%, 10% 비율로 섞인 배터리를 의미한다. CATL은 자국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에 성공, 현재 포르쉐 마칸을 비롯해 푸조, 광저우자동차 전기차 등 글로벌 여러 기업의 전기차에 공급하고 있다.
화재 당시, 충전 중인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이 최초 발화점으로 지목된 벤츠 전기차에 대한 감식을 진행하고 있으나, 1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화재가 장시간 이어졌던 만큼, 정확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은 차주의 차량 개조 과정에서 결함 발생부터 외부 충격 등 여러 상황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외부 요인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배터리 내 분리막이 찢어지면서 덴드라이트가 발생,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맞닿으면서 쇼트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배터리팩에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 화재로 CATL 등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 규모 자체가 워낙 클 뿐만 아니라 그간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서 비슷한 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기 때문이다.
CATL의 NCM 811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 광저우자동차의 '아이온S'에선 두 번이나 화재가 났고, 같은 브랜드의 ID.4X에선 충돌로 화재가 발생, 4명이 사망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완성차 푸조 'e-208' 등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종합] '적자 지속' 엘앤에프, 4680·미드니켈로 하반기 반전 꾀한다
엘앤에프가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지속에 따라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회복을 위한 키 팩터(Key Facter)로 하이니켈 원통형 배터리 신제품 출하·고전압 미드니켈 2종을 제시하고 관련 매출 확대를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연결기준 매출 5,548억원,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고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적자 폭을 58% 가량 개선했다.
매출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 판가 부진에 따라 전분기 대비 12.7% 감소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58% 증가하며 적자폭을 크게 축소했다.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높은 원가 압박이 지속되는 점이다. 또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낮은 가동률 또한 실적에 부담을 키웠다.
2분기 양극재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NCMA90 등 하이엔드 제품의 출하량이 24% 감소했으나, NCM523 등 물량이 63% 늘며 전체 출하량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NCM523 제품은 당초 대폭 증가가 예상됐던 에너지저장장치(ESS)향 출하가 급감하면서 계획 대비 증가 폭이 줄었다.
2분기 응용처별 양극재 출하 비중은 원통형 전기차용 배터리가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유럽향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가 25%, 에너지저장장치용 양극재가 20%였다.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2.3% ↑…韓 3사, 성장 유지⋅점유율 하락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덩달아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점유율은 하락했다.
7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364.6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성장했다.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7%(46.9GWh) 성장하며 3위를 유지했고 SK온은 5.4%(17.3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17.4%(16.4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p 하락한 22.1%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의 전기차 라인업 i4, i5, i7, iX와 아우디 Q8 e-Tron, JEEP Wranlger PHEV가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이노 'SKIET' 매각의 키... 미국 진출
분리막 계열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매물로 내놓은 SK이노베이션이 적절한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SKIET의 미국 시장 진출 여부가 매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분리막 사업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 규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이 적은 데다, AMPC(첨단 제조 세액공제) 등 혜택까지 있어 투자 매력 요소를 올릴 만한 요소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중간 지주사 SK이노베이션의 SKIET 매각 논의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전방산업 둔화뿐 아니라 분리막 사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장기간 쌓인 SK온의 누적 적자 등을 고려한 처사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매각설을 두고 "SKIET 지분 일부 매각 등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라고 공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SKIET 매출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매출 86%를 SK온으로부터 발생시켰다. 문제는 SK온의 상황이 좋지 못한 것. 주력 고객사 포드를 비롯해 현대⋅기아의 전기차 판매 둔화와 메탈가 하락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전방 산업 둔화로 SKIET 공장 가동률 축소와 재고 축적 등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캐즘 여파에 양극재 업계 실적 '뚝'…수요 부진 돌파구는
리튬 등 메탈 가격 급락에 이어 전기차 수요 정체기가 심화되면서 양극재 업계가 저조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양극재사들이 중장기 생산능력 투자 계획을 줄줄이 재검토하고 나섰다. 하반기 역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요 전기차 업체의 신차 출시와 4680 원통형 배터리 등 신규 배터리 적용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주요 국내 양극재 제조사들이 2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 급락 여파가 남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1조7281억원, 영업이익 1699억원을 기록했다. 전지재료는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에도 양극재 출하 물량 확대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회사는 2분기 말부터 깊어진 전기차 수요 부진 심화로 판가, 물량 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양극재 판가는 2분기와 유사하나 주요 고객 감산으로 20%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물량 감소에도 전년 대비 하반기 물량은 20% 증가할 것이다. 연간으로는 물량 20% 증가, 판가 40% 하락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소재사업에서 매출 5933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리튬, 니켈 등 주요 원료가격의 하락으로 1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다. 주요 제품인 N65(니켈 60% 이상 함량 제품) 양극재 판매 부진이 영향을 준 가운데, 인조흑연 음극재 재고평가손실 186억원이 계상되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5%, 전분기 대비 16.6%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6% 급감하고 전분기 대비 41.6% 감소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관리본부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전방시장은 업황 회복이 지속되고 있으나 하반기 영업 상황은 상반기 대비 유의미한 반등 어렵다. 전기차 시장은 하반기에도 성장 둔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자동차 업체의 수요 대비 과잉생산으로 누적된 재고는 10~11월 중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2월 이후 양극재 판매 수량 반등을 조심스레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실적을 발표한 엘앤에프는 매출 5,548억원,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고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적자 폭을 58% 가량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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