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와 손 잡은 SKT, 합리적 AI 전략 편다…“협력 그리고 자강” (종합)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SK텔레콤이 AI(인공지능) 사업에서 ‘자강과 협력’ 전략을 가져간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과 협업해 AI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장기적으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업계에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SK텔레콤은 미국 검색엔진 유니콘기업 ‘퍼플렉시티’과 손 잡고 차별화된 AI 에이전트(이하 PAA·Personal AI Agent) 서비스를 선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은 이용자가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있는 PAA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는 포부다.
◆ 퍼플렉시티 서비스, 기존 검색엔진과 어떻게 다를까
SK텔레콤은 4일 퍼플렉시티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물론, 오픈AI 출신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역시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앞서 지난 6월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에 1000만불을 투자하고 양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퍼플렉시티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발표한 챗봇 사용성 평가(The Great AI Chatbot Challenge)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미국 AI 유니콘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매달 2억3000만 개 이상의 검색 요청을 처리한다.
“그랜드캐니언에는 티라노사우로스가 몇 마리 들어갈까요”
“약 937억 마리입니다.”
퍼플렉시티는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잡한 질문 혹은 업무 지시에도 맥락을 정확히 캐치하고 답변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기존 검색엔진과 차별화된 퍼플렉시티만의 가치다.
스리니바스 CEO는 이날 자사 서비스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월스트리트·실리콘밸리의 주요 인사들이 퍼플렉시티의 대화형 검색엔진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1분1초가 중요한 억만장자라는 것”이라며, “퍼플렉시티는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잘 쓸 수 있도록 효율적인 검색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식이 시작하는 곳’은 이러한 퍼플렉시티의 서비스를 잘 설명해주는 문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퍼플렉시티 서비스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의 출처를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다. AI 학습에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퍼픅플렉시티의 경우 출처를 제공해 신뢰를 더하는 동시에 학습 데이터를 제공한 매체들과 현지에서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리니바스 CEO는 “(퍼플렉시티의 성공을 위해선) 저널리즘 생태계 역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일 생성돼야 우리도 흥미로운 결과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퍼플렉시티는 데이터의 출처를 인용하고 인용된 매체와 수익을 나누고 있다. 현재의 검색엔진은 클릭에 따른 매출을 독식하고 있는 반면 퍼플렉시티는 수익을 창출한다면 이를 (매체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에이닷에 녹아든 퍼플렉시티 "AI모델별 답변 제공"
SK텔레콤은 이러한 퍼플렉시티의 검색엔진 서비스를 자사 AI 에이전트 ‘에이닷’에 적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Q&A를 넘어 검색에 대한 이용자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포부다
당장 SK텔레콤 고객은 이날부터 퍼플렉시티가 제공 중인 유료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측은 이용 안내 MMS를 순차 발송할 예정이며, 고객은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에이닷 앱을 통해 퍼플렉시티 이벤트 페이지로 들어가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에이닷 개편을 통해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을 포함한 멀티LLM 기반 'AI 에이전트(PAA)’ 서비스 선보인 바 있다. 기존 챗GPT, 클로드, 에이닷엑스 등 멀티 LLM과 함께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이용자는 각각의 AI모델을 일일이 구독할 필요 없이 에이닷 내 퍼플렉시티의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하고, 모델별 검색 결과를 확인·비교 가능하다.
김용훈 SK텔레콤 AI서비스사업부장은 “다양한 LLM모델에 개인화를 더했다”라며 “고객은 AI모델의 특성에 따라 하고자 하는 질문에 대해 어떤 AI모델이 더 잘 답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탭 하나만으로 다른 AI모델과 답변도 비교 가능하다. 이는 LLM 기반 정보 검색 경험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석근 SK텔레콤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은 “PAA의 핵심가치는 커뮤니케이션을 수반한 액션(Actionable communication)”이라며 “검색엔진은 단순히 정보를 주는 것에서 나아가 이용자를 대신해 액션, 즉 업무를 대신하는 역할로 진화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수반한 액션들은 특히 통신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본다" 밝혔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 퍼플렉시티와 함께, 한국에 최적화된 AI 검색 엔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인터넷 검색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검색으로 SK텔레콤은 한국어 데이터, 문화 컨텐츠 등을 제공하고 퍼플렉시티는 검색엔진의 파인튜닝 등을 맡아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 연내 美서 PAA 베타버전 출시…"다양한 사업 파트너와 협력"
SK텔레콤은 연내 자회사인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이하 GAP Co.)과 PAA 베타 버전을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GAP Co.는 글로벌 AI 시장을 무대로 글로벌향 AI 에이전트개발 및 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PAA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 기술 파트너들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정보탐색에선 오픈 AI·퍼플렉시티, 대화는 스캐터랩(scatterlab), 생활은 Asleep, 모빌리티는 T모빌리, 금융은 삼성증권·하나금융그룹 미디어는 Btv 등이다.
미국 진출을 앞둔 가운데 현지에서도 협력 파트너를 모색 중이다. 퍼플렉시티도 PAA의 검색 파트너로 협력한다. 김용훈 부장은 “PAA 비전을 혼자만의 기술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보지 않는"라 "사업 기술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하고자 한다" 밝혔다.
다만 우선은, 자사 PAA 서비스인 에이닷을 고객이 돈을 낼만한 가치의 서비스로 만드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연초부터 유영상 대표가 강조해왔던 부분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유 대표는 당장 비용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일단은 한국 시장에서 저변 확대하는데 집중한다.
유영상 대표는 "(에이닷) 유료화 이야기도 했지만, 일단은 한국 시장에서 저변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SK텔레콤이) 감수할 생각"이라며 "어느 순간 비용 그리고 고객의 가치 관점에서 유료화할 때가 온다면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전략적으로는 멀티 LLM으로 가야한다 생각한다. 저희가 만든 LLM과 글로벌 기업의 LLM을 같이 제공할 예정이다"라 "저희의 (자체적인) LLM이 존재하면, 저희는 물론 고객들에게도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저희 LLM이 대체하는 경우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 있다. 즉, 자강과 협력을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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