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 100일 맞은 우주청, '성과'와 '과제'는?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강국 도약을 위한 국민의 염원과 적극적인 지지 속에 지난 5월 27일에 출범했고, 개청 이후 조직을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저는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으로우리나라의 우주항공 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5일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하 외청으로 출범한 우주항공청은 일반직 임기제 공무원 및 민간 전문가 등을 영입해 개청 당시 110명의 인력으로 출발했고 현재 153명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153명 중 일반직 공무원이 94명으로 약 60%이며, 민간 전문가 임기제 공무원은 59명으로 약 40%의 비율을 구성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채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50대50 수준이 될 것으로 우주항공청은 전망했다.
학위로 구분하면 현재 우주항공청은 박사 16%, 석사 34%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임무본부의 경우 박사 43%, 석사 35%로 일반 부처보다 높은 비중의 전문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출신은 6명,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출신은 2명 등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우주항공청사는 일 평균 37명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천에는 김포와 사천을 오가는 항공편이 하루 두 편 편성돼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편당 이용객 수가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우주항공청은 개청 100일을 맞아 '공식 온라인 채널'을 오픈했다. MZ 세대를 비롯한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은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관련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3개 채널을 개설했다고 우주항공청은 설명했다. 또한 우주항공청은 올해 중 로고 제작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00일간의 여정, 성과는?
윤영빈 청장은 100일 간의 여정 속에서 이뤄낸 성과를 크게 다섯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최고의 인재 채용'이다. 우주항공청은 본부장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백악관에서 30년의 경력을 갖춘 우주항공 분야 해외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했고, 차장의 경우 정부에서 30년간 연구개발 정책을 담당한 정책전문가를 선정했다. 부문장은 미래 발사체 개발, 국내 위성 개발, NASA 항공센터의 전문가로 구성하는 한편 프로그램장의 경우 국내 연구소와 기업 등에서 발사체, 위성, 탐사, 항공 분야의 경험과 식견을 겸비한 전문가를 임용했다고 우주항공청은 설명했다.
두 번째, 성과는 '우주항공청 예산 확대'다. 우주항공청의 예산은 올해 7598억원에서 내년 9649억원으로 27% 이상 증가했다. 참고로 정부 전체 예산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이 중 주요 R&D 예산은 13.2% 늘었다. 윤 청장은 "향후 국회에서 우주항공청의 예산을 논의할 때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우주항공청 전체 예산이 1조원 수준으로 확보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 소통 강화'도 우주항공청이 꼽은 주요 성과다. 우주항공청은 우주수송, 인공위성, 우주과학탐사, 항공혁신 등 부문별 릴레이 기업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항우연과 천문연의 전직 원장과 젊은 연구자 등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데 주력했다.
네 번째 성과는'국제협력 활동 적극 추진'이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6월에는 UN 우주의 평화적 활용 위원회인 'COPUOS'와 UN 달 활동 콘퍼런스에 참여해 국제사회에 우주항공청 개청을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7월에는 우주과학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COSPAR 2024를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8월엔 세계 최초로 태양 코로나의 온도·속도를 동시 관측할 수 있는 '태양 코로나그래프'를 NASA와 공동 개발하는 것을 마무리했다. 이는 우주항공청이 주도해서 만든 태양 관측 카메라가 국제 우주정거장에 탑재되는 첫 쾌거이며, 오는 10월 발사를 앞둔 상태다.
마지막으로는 '편리한 근무 환경 조성 및 조기 지역안착 지원'이다.
우주항공청은 직원이 지역에 정착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무상임대주택을 공급했다. 청사 1층에 구내식당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최근에는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스마트 건강관리 존을 설치했다고 우주항공청은 설명했다. 또한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고, 경상남도와 사천시에서 시내·외 버스 등 대중교통 증설 및 4인 가족 기준 최대 4000만원 수준의 이주정착금과 자녀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걸음마 뗀 우주청, 다음 과제는
개청 100일을 맞이한 만큼, 우주항공청이 진행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태다.
우주항공청은 현재 여덟 가지 이상의 정책 방향성에 맞춰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우주항공청은 우주 접근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우주수송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의 기틀이 되었듯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우주로 가는 빠른 길인 '우주 고속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킬로그램(kg)당 1000달러 이하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현재 누리호는 kg당 2만4000달러, 스페이스X의 경우 kg당 2000~3000달러 수준이다.
궤도수송선과 재진입 비행체를 개발도 제시됐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청은 오는 2026년 선행연구개발을 추진하고 2030년대에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선 공공 주도의 R&D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공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업을 2027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은 2026년 말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 발사장을 활용해 소형발사체 벤처기업 등에 발사 기회 제공 및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발사 서비스 구매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해상도 10cm급을 지원하는 영상레이더 안테나 전장품, 위성 편대비행에 필요한 전기추력기 같은 첨단 영상레이더 위성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등핵심기술도 확보해 비행모델 체계개발과 양산으로 이어지는 위성 개발 생태계도 조성할 계획이다.
공공·민간의 지구 관측 수요 대응을 위해초분광 탑재체, 초고해상도 광학 탑재체 등세계적 수준의 성능과 도전적 임무 달성 중심의 다양한 센서 탑재 위성도 개발한다. 여기에 신생 기업이 위성 산업에 진입하는데 가이드가 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핸드북을 내년까지 준비하고, 위성 산업 클러스터에 신설되는 위성개발혁신센터(사천)와 우주환경시험시설(진주)을기반으로 위성 개발을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화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적인 우주과학탐사 전략도 우주항공청의 주요 과제다. 기존에는 추격형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적 목표였다면앞으로는 바텀 업 방식의 수요와 탑다운 방식 국가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주탐사 임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우주탐사 로드맵'을 연말까지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항공청이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L4 탐사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태양권 L4 지역에 우주관측소를 구축해 효율적으로 태양풍을 적시에 관측하고 예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청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국과기술 협력을 통한 역할 분담 방안을 사전에 적극 조율하고 있으며 오는 2035년 L4 탐사선 발사를 목표로 국제협력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달 탐사의 경우 성공률 중심의 기존 기술의 반복적 사용에서 벗어나 미래 기술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한혁신적 기술 및 부품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오는 2032년 예정된 달 착륙선 발사는 기존 단발성 계획에 그치지 않고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우주항공청은 혁신적인 우주항공 R&D 추진체계 및 절차를 수립하는 한편 항공 산업 외연 확장을 위한 프로젝트를 순차 추진할 예정이다.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쳐 나가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찾아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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