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신한금융의 애물단지 '신한EZ손보'… 반전의 묘수 없을까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애초에 사명조차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작명이 아니었을까요?"
신한금융그룹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신한금융이 신한EZ손보를 처음부터 완성형 보험사로 생각을 했다면, 사명을 지을 때 굳이 'EZ'라는 글자를 끼워넣지 않고 좀 더 직관적인 '신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냈을 것이란 우스갯소리다.
실제 금융지주 또는 그룹 계열사 손해보험사들의 사명을 살펴보면 K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하나 같이 그룹의 이름을 제외한 다른 군더더기(?)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신한EZ손보가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출범한 만큼 보다 참신하고, '편리하고 손 쉽게 가입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EZ'를 넣은 것으로 유추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신한EZ손보에 대한 사명을 두고 이처럼 금융권 관계자들의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그저 웃어 넘기기에는 무거운 숙제가 신한금융에 남겨져 있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2022년 7월 야심차게 디지털손보사로 출범시킨 신한EZ손보는, 아직까지 적자 탈출은 고사하고 이렇다 할 경쟁력 있는 성과를 못내고 있어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한EZ손보의 실적을 보면 출범이래 만년 적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127억원의 순손실보다는 적자폭이 줄어들었지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순손실 규모가 오히려 47억원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EZ손보는 지난 7월 실손의료보험 출시에 이어, 같은 달 일종의 미니보험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일정 기간 보험 특허권) 신청까지 나서는 등 수익성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소위 'DB(데이터베이스)' 확보용 위주의 보험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실손보험은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높아 주로 상품 그 자체의 수익보다는 '끼워팔기' 혹은 DB확보의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며, 보험료 규모가 작은 미니보험 역시 비슷한 용도로 쓰이곤 한다.
이는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신한EZ손보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전략일 수도 있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일단 고객부터 끌어들인 뒤 향후 '돈 되는 상품'으로 가입을 연계시킬 것이란 포석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 어려운 국내 디지털손보사 특성상 앞으로도 장밋빛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신한금융이 신한EZ손보를 이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즉, 보험사 M&A를 통해 신한EZ손보의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아직까지 신한금융은 손보사 M&A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나온 보험사 매물에 눈길을 주고 있지 않고 있으며, 특히 유력 매물로 거론되던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대해선 과도하게 손사레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부풀려진 실적', '과도한 가격' 등을 이유를 내세우며 시장에서도 롯데손보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다 한들 향후 다른 매물에 대해서도 신한금융은 딱히 급하지 않은 제스쳐다.
물론 적당한 매물이 없는데도 신한EZ손보를 살리기 위해 무리한 M&A를 단행할 필요는 없겠지만 신한금융의 상황이 마냥 태평할 수도 없는 처지다.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에서 신한EZ손보가 신한금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신한금융이 당장의 수익성을 바라보고 디지털손보사를 출범시킨 것은 아닐지라도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에서, 특히 보험사 부문 실적이 뒤쳐지며 밀리고 있는 이 같은 전개가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신한EZ손보 출범이 결과적으로 신한금융의 전략적 판단 미스일지, 아니면 또 다른 사업의 큰 발판이 될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의 행보만으로 비춰 봤을 땐 큰 기대를 품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신한EZ손보가 신한금융의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 계열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국내 금융지주사 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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