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SK하이닉스, 불안한 삼성전자…반도체 3Q 실적에 쏠린 이목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3분기 실적 발표가 눈앞까지 다가오면서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 납품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열풍에 힘입어 고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 실적 악화로 인한 상대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7조9978억원, 영업이익 6조7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매출, 영업이익이 지속 상승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흐름 따라 3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약 23.5%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 흐름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HBM이다. 지난해 시작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엔비디아의 GPGPU를 동반한 HBM 요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3에 대한 엔비디아 독점 납품에 이어 올해 양산한 HBM3E 8단에서도 선두 공급망 지위를 확보한 상황이다. 또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HBM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해진 범용 메모리 시장의 영향도 덜 받게 됐다. 범용 메모리는 AI에 집중된 투자와 상대적으로 더딘 IT제품 수요 반등 등으로 평균거래가격(ASP)이 하락하는 흐름이지만, HBM은 수주를 기반으로 범용 대비 3~5배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삼성전자의 예상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80조9003억원, 영업이익 10조7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DS)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실적이 매출 22~24조원, 영업이익 5~6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은 메모리가 견인하고 있다.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사업부가 부족한 수주 실적에 따라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시스템LSI 역시 CMOS 이미지센서(CIS) 외 영역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러한 예측대로 진행된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DS부문 간 영업이익 격차가 최소 4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HBM 수요처인 엔비디아를 주력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범용 메모리 수요 반등 둔화가 격차 발생 가능성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가 수년 간 1위를 유지해왔던 D램 시장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트렌드포스의 집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1분기 31.1%에서 2분기 34.5%(2위)로 3.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p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와의 격차도 12.8%p에서 8.4%p로 줄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지속될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HBM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범용 제품 수요 반등 신호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라며 "차세대 공정의 D램에 있어서도 SK하이닉스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판도 변화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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