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프린팅/디바이스

'아이폰 중고 가격방어' 격차 좁혔다…갤럭시S 리퍼폰 영향력 확대 [DD전자]

옥송이 기자

갤럭시 S24 시리즈. (왼쪽부터)울트라, 플러스, 기본 모델.
갤럭시 S24 시리즈. (왼쪽부터)울트라, 플러스, 기본 모델.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시리즈가 애플 아이폰과의 감가상각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연평균 12%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리퍼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아이폰은 출시 이후에도 가격 하락이 크지 않지만, 갤럭시는 상대적으로 감가상각이 높다. 애플 대비 갤럭시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대폭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고·리퍼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제품 가치하락 폭과 속도에서 변화가 포착됐다.

17일 중고 스마트폰 매매 플랫폼 셀셀(sellcell)이 발표한 자료를 살피면 중고·리퍼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여전히 갤럭시 대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신 모델일수록 감가상각률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아이폰11은 출시 이후 12개월이 지나도 가격 하락률이 43.8%였으나, 아이폰15은 출시 1년 만에 출고가보다 48.2%나 떨어졌다. 신작일수록 가격 하락은 더 빠르게 나타난다.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의 경우, 출시 후 불과 2주 만에 41.2% 감가상각돼 389달러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작 아이폰15 시리즈는 33.3% 감가상각해 467달러가 떨어졌다. 전작 대비 빠른 속도로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아이폰11부터 15시리즈의 출시 1년 뒤 감가상각률.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sellcell]
아이폰11부터 15시리즈의 출시 1년 뒤 감가상각률.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sellcell]

반면, 갤럭시는 점차 감가상각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출시 12개월 뒤 66.7%가량 가격이 떨어졌고, S23 시리즈는 61.1% 하락했다. 특히 올해 내놓은 신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는 출시 반년 뒤 50.4%의 가격 하락률을 보였다. 전작이 출시 6개월 후 54.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도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셀셀은 삼성 스마트폰의 연간 감가상각이 둔화하고 있고, 애플과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스마트폰의 감가상각은 커지고, 삼성은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3~4년 뒤 삼성이 애플을 앞지를 것이라 내다봤다.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2주 뒤 감가상각을 나타낸 표. 2주 만에 출고가 대비 41.2% 가격이 하락했다. [ⓒsellcell]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2주 뒤 감가상각을 나타낸 표. 2주 만에 출고가 대비 41.2% 가격이 하락했다. [ⓒsellcell]

전자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높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감가상각이 줄어든 것은 브랜드 제품력이나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제품 출시 후 가격 저하가 둔화 된다는 건 곧 가격방어가 잘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중고·리퍼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리퍼폰은 초기 불량품이나 전시 및 중고 제품을 재정비해 정상가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일컫는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매년 신규 스마트폰의 가격은 높이지만, 사양 차이는 크지 않아 리퍼폰 시장 주목도는 확대되고 있다.

갤럭시 S시리즈는 지속 감가상각이 완화되고 있다. S22와 S23은 각각 출시 1년 뒤 가격이 출고가 대비 66.7%, 61.1% 하락했다. [ⓒsellcell]
갤럭시 S시리즈는 지속 감가상각이 완화되고 있다. S22와 S23은 각각 출시 1년 뒤 가격이 출고가 대비 66.7%, 61.1% 하락했다. [ⓒsellcell]

특히 아시아태평양 등 신흥국에서 리퍼폰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며, 인기 브랜드로는 아이폰과 갤럭시가 꼽힌다. 그간 삼성은 애플 대비 ASP(평균판매가격) 및 가격방어율 측면에서 밀렸지만, 감가상각이 지속 개선되면 리퍼폰 시장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 8월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리퍼폰 시장 규모는 올해 8억1850만달러(약1조900억원)에서 오는 2034년에는 25억64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12% 성장률이다.

해당 조사기관은 "리퍼폰은 전자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품질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리퍼폰은 전문 업체 등장 및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시장 성장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 분석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