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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두의 '디지털 K-엔터산업' 물꼬 튼 케이에스앤픽 [데모데이 프리뷰]

이건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고 씨엔티테크가 운영하는 '2024 콘텐츠 오픈인큐베이션 데모데이'가 10월30일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열린다. 총 7개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가운데, K-콘텐츠의 미래를 이끌어갈 이들 기업의 번뜩이는 아이템과 인재, 비전이 담긴 액기스를 앞서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개방, 디지털, 소통, 인공지능(AI) 등으로 상징되는 요즘 시대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디지털미디어 최일선에서 시선을 끄는 스타들의 시장,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의외로 폐쇄적이며 공급자 중심의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병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간 사회적 문제로 거론된 연예인 지망생들의 여러 사건사고, 성착취 이슈 등의 상당 부분도 이 문제에 기인했던 것이었습니다.

양규석 케이에스앤픽 대표이사 [ⓒ 케이에스앤픽]
양규석 케이에스앤픽 대표이사 [ⓒ 케이에스앤픽]

안타깝지만 이 문제가 오랫동안 방치된 건, 이 문제를 뿌리부터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본질적 문제의식과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이해, 무엇보다 보수적인 엔터 산업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의 영향력이란 삼박자가 고루 요구되는 까다로움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마침내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설립된 해결사가 바로 '케이에스앤픽'과 그들의 플랫폼 '원픽(ONE PICK)'인데요.

원픽은 불과 몇 년 사이 '잡코리아'처럼, 일반인들에겐 너무나 당연하고 믿고 쓸 수 있는 구인구직 플랫폼조차 없었던 수많은 예비 스타들 사이에서 ▲안전한 프로필북 ▲숏폼 기반의 캐스팅 기회 확대 기회를 제공하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동시에 글로벌 콘텐츠 공룡기업들과 힘겹게 경쟁 중인 국내 제작사들에게도 ▲콘텐츠 제작기간 및 비용 절감 ▲콘텐츠 생산성 극대화란 확실한 이점을 제공하며 급성장 중입니다.

기술·서비스 & 비전

앞서 언급했듯 양규석 케이에스앤픽 대표에 따르면, 국내 엔터 산업은 오랫동안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신인들을 위한 오디션 정보가 권력처럼 휘둘려진 시장이었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지원조차 할 수 없다면 그는 아무런 기회도 얻지 못하죠.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전환(DX)마저 느려서 '개인정보보호' 개념조차 희미했던 겁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연예인 지망생 수백명의 전화번호, 사진, 신체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인적정보와, 그들의 간절한 오디션 기회 등에 대한 마음을 빌미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케이에스앤픽의 비전도 '스타가 될 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되, 그전에 같이 먹고 살자'는 것입니다. 이는 언제 스타가 될지 모르는데 먹고사는 기본적인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고, 때론 안타깝게 꺾여버린 잠재적 스타들을 지켜봐 온 양 대표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기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계 [ⓒ 케이에스앤픽]
기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계 [ⓒ 케이에스앤픽]

이를 위해 원픽은 현재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디지털 프로필북 시스템 ▲지망생 특기 정보와 제작사 캐스팅 수요를 AI로 매칭 및 추천하는 시스템 ▲숏폼 콘텐츠 제작 및 AI 편집 시스템 등을 핵심으로 내세우며 국내 엔터 산업의 변모를 꾀하는 중입니다.

특히 최근 대세 트렌드인 짧은영상, 즉 숏폼 드라마 제작과 유통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요. 기존 장편 드라마, 영화보다 편당 제작비가 압도적으로 적은 숏폼 드라마는 다작 양산이 쉬우면서도 성공 시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곧 더 많은 지망생에게 출연기회를 제공하고, 중소제작사는 대형 제작사가 수익성 문제로 집중하지 않는 숏폼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숏폼 콘텐츠를 더욱 값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도 주목할 만합니다. 우선 원픽을 통해 기존에 작품 발굴부터 캐스팅, 촬영, 편집 등 3~4개월이 걸린 숏폼 드라마 전체 제작 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스팅 시간이 대폭 단축됐고요. 장소 이용과 이동 부담이 크게 줄어든 AI 영상편집 시스템과 더불어 원픽 내에 숙련된 감독, 기획자 등의 매칭이 함께 이뤄지며 많은 작품을 동시에 제작하는 것도 한층 용이해졌죠. 저비용으로도 고품질의 다작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된 겁니다.

인재 & 조직 잠재력

이런 원픽 플랫폼이나 시스템은 요즘 기준으로 언뜻 보면 당연하고, 평범해 보입니다. 하지만 서두의 이야기처럼 이를 보수적인 엔터 산업에 구현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사람의 리더십과 영향력이 중요한 일이었는데요. 결국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폐막 축하행사 및 대표팀 해단식 연출을 비롯해 20년 이상 연출·연기 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닦아온 양규석 대표가 변화를 결심하며 비로소 결실을 보기 시작한 사례에 속합니다. 평범하지만, 배경마저 평범한 플랫폼은 아니란 얘기죠.

이에 대해 양 대표는 "우연히 연기학원을 열었을 때, 처음으로 스타 지망생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낱낱이 알게 됐다. 현재 국내 엔터 산업은 약 100만명의 지망생이 비정규직으로, 깜깜하고 위험한 시장을 살아간다"며 "그동안 여러 스타를 육성해봤지만, 이젠 그들을 만들기 위한 지망생 풀부터 넓고 탄탄하게, 무엇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이 산업에 디지털 도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숏폼 드라마 제작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연출 감독과 10년 이상의 캐스팅디렉터들이 실시간 협업과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을 토대로 협력하는 것도 케이에스앤픽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입니다. 모두 각 분야 베테랑인 만큼, 현실적 통찰 기반의 기획과 결정이 빠르고 긴밀하게 합쳐질 때 타사보다 앞선 콘텐츠 제작 속도와 품질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원픽 웹 플랫폼 내 디지털 프로필북 中
원픽 웹 플랫폼 내 디지털 프로필북 中

주요 성과 및 관전 포인트

케이에스앤픽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국내 엔터 산업에 던진 혁신의 화두일 텐데요. 실제 호응도 적지 않습니다. 불과 서비스 3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인 6만명의 지망생 회원과 400개 이상의 엔터테인먼트회사가 원픽을 활용 중입니다. 누적 방문자 수는 2000만명, 오디션 지원 수도 20만회 이상에 달합니다.

현재 핵심 사업모델은 ①연예인 지망생 구독(프로필 제작, 오디션 컨설팅) ②캐스팅·구인구직 중개 수수료 및 서비스 이용료 ③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공급 등인데요. 1번과 2번은 이미 매출이 발생 중이며, 3번도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 중 본격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플랫폼 사업 특성상 아직 공략하지 못한 잠재적 고객(지망생, 제작사)들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매출 볼륨도 그만큼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프리 A 시리즈 투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이후에도 투자 문의가 이어져, 후속투자 유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성과에 처음에는 양 대표의 도전을 비판하고 견제하던 이들 사이에 서도, 서서히 후발 플랫폼 주자들이 나오고 있고요. 그들도 '가능성'을 본 거죠.

케이에스앤픽은 또한 더 안전한 계약과 정산 시스템을 만들어 개인정보보호와 출연료의 안전한 정산까지 원픽 앱에서 가능하도록 하겠단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론 일본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합니다. 이를 위한 기술 고도화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AI 기반 가상의 연예인 지망생을 수요처 요구대로 생성하고, 최적화된 기존 지망생 정보와 매칭하는 기술 등 케이에스앤픽만의 독특한 기술과 시스템이 앞으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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