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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채식주의자 읽고 싶은데”…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전자책 구독 서비스엔 없다

이나연 기자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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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텍스트힙(Text hip·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을 멋있다고 여기는 문화)’ 트렌드가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불붙으면서 ‘독서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 서점가와 출판사, 인쇄소까지 출판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데요. 예스24와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서점 집계에 따르면, 한강 작가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발표된 지 엿새 만인 지난 16일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단시간에 빠른 속도로 특정 작가 책 판매량이 증가한 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일본 유명 소설가로,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경우 100만부 판매고를 올리기까지 8개월이 걸렸습니다. 올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세이노의 가르침’ 역시 100만부를 판매하는 데 1년4개월이 소요됐죠.

온·오프라인 서점 할 것 없이 한강 작가 책을 찾는 손길이 이어지자 유통업계는 ‘한강 특수’ 효과에 올라타 각종 이벤트와 기획전 등을 여는데 분주합니다. 이 가운데 남몰래 아쉬움을 삼키는 곳들도 있죠. 바로 한강 작품들을 확보하지 못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 업체들입니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기간 정액을 결제하면 전자책 콘텐츠를 권수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는데요. 현재 ▲밀리의서재 ▲윌라 ▲리디셀렉트 ▲교보문고sam 등 플랫폼들이 운영하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서 한강 작가 책을 보유한 곳은 없습니다.

24일 오후 2시 기준 밀리의서재 앱 내 검색화면 갈무리
24일 오후 2시 기준 밀리의서재 앱 내 검색화면 갈무리

왜 한강 작가 작품의 전자책 개별 구매는 가능하고, 구독 서비스는 어려운 걸까요. 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책을 유통하는 방식은 출판사와 작가 뜻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한강 작가 책은 출판사들이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쪽으로 계약을 맺고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결국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한강 작품을 보려면 e북 버전 도서를 단건 구매해야 합니다. 교보문고, 예스24, 리디북스 등은 전자책 구독 서비스와 단건 판매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국내 대표 전자책 서비스 업체인 밀리의서재 경우, 플랫폼 특성상 제공 중인 구독 서비스 외 개별 구매는 불가능합니다.

현재 밀리의서재에 ‘한강’을 검색하면 “해당 작가 책을 서비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책 추천 목록이 뜹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밀리의서재 사용자들은 현재도 앱 내에서 한강 작가 책을 찾는 모습입니다.

오늘인 24일 오후 2시 기준으로도 밀리의서재 인기검색어 1위는 ‘한강’이었죠. 회사 측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발표 직후(10~11일) 밀리의서재 앱 내 한강 작가 관련 검색량은 전주(2~9일) 대비 무려 6127% 늘어난 바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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