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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두 의원 '고성 국감' 틈에도 AI 정책 자료집 5권 발간 '눈길'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매년 '고성과 정쟁'으로 얼룩지곤 하는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글로벌 화두인 '인공지능(AI) 정책 자료집'을 5권이나 펴내 눈길을 끈다. 최 의원실은 올해 국감 마지막 날인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감에서도 'AI 포커스 전략'을 제시하며 국내 AI 정책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최형두 국회의원 [ⓒ 의원실]
국민의힘 최형두 국회의원 [ⓒ 의원실]

최 의원이 제시한 'AI 포커스 전략'은 한국이 잘할 수 있는 AI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특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글로벌 벨류체인을 선도하자는 접근 방식이다. 이에 관해 최 의원은 "AI G3(인공지능 3대 강국) 지위에 오르려면 '캐치업(Catch-up)'이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포커스 리더(Focus leader)' 전략이 필요하다"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우리가 어떻게 AI를 활용하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언급한 캐치업, 패스트팔로워는 모두 '모방'에 바탕을 둔 따라잡기 전략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특정 산업에서 후발주자가 우선 선두의 기술, 제품, 서비스 등을 모방한 것으로 빠른 추격에 나선 뒤 자신만의 전략을 더해 차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패스트팔로워 전략 성공 사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꼽힌다. 지난 2010년대 초반, 애플의 아이폰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던 당시 발빠르게 '갤럭시' 브랜드 스마트폰을 맞불 출시한 삼성이 이후 몇년만에 자체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 역전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이 같은 캐치업이나 패스트팔로워 전략은 실패 시 브랜드 이미지 추락, 경쟁 동력 상실 등의 위험 부담이 따른다. 최 의원도 "한국은 지난 20년 간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등 ICT 인프라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본격적인 AI 시대가 도래하는 지금 한국 첨단산업의 미래는 불확실해지고 있다"며 "AI는 단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캐치업, 패스트팔로워, 포커스 리더 전략 비교 [ⓒ 최형두 의원실]
캐치업, 패스트팔로워, 포커스 리더 전략 비교 [ⓒ 최형두 의원실]

최 의원실은 이런 주장의 배경과 근거가 담긴 5권의 AI 정책 자료집을 이번 국감 기간 중 발간했다. 해당 자료집은 각각 ▲초거대언어모델(LLM)과 소버린 AI ▲AI 데이터센터 글로벌 현황과 유치 전략 ▲AI반도체 산업 발전 ▲한국 제조업 혁신과 도약을 위한 AI 전략 ▲AI G3 도약을 위한 포커스 리더 전략 등을 핵심 키워드로 담고 있다.

이 중 '포커스 리더' 전략을 담은 정책집에 따르면 한국이 AI 시대에 선도자 역할을 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있다. AI 산업 특성상 핵심 인재와 리더십 부족, 데이터 접근성 및 규제 문제 등 극복할 장애물이 많은 반면 미국과 중국 등 국가들은 이미 정부와 민간이 긴밀히 협력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G3 도약을 위해 추격자나 선도자 전략보다는 각 산업별로 AI 전환을 서도하는 포커스 리더로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란 설명이다.

최 의원은 "AI 범용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나서기에는 한국은 원천기술-연구기술인력자금-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뒤처져 있다"고 진단하고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수요를 제공함으로써 AI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테크와 협업을 도모해 특화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의원이 주목하는 한국의 강점 산업은 제조업이다. 이는 한국이 세계 주요 제조업 강국인 점과 제조업이 우리 경제의 핵심임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에게도 아직 제조업에서의 AX(인공지능 전환)은 아직 개척이 덜 된 영역으로 꼽힌다. 방대한 제조산업 영역에서 AI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와 처리 과정이 모두 다르고 고유 노하우와 기밀 정보 등이 포함돼 있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도 제조업 강국임에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 중소기업은 AI 전환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점에 대해 최 의원은 "제조업 데이터 개방 및 제공을 촉매로 삼아 글로벌 테크와 화학적 결합을 시도, 제조업 AX에 특화된 생태계를 국내에 구축함으로써 다가올 AI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주장과 내용이 상세히 담긴 5권의 정책집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종이 없는 국감' 제안에 따라 프린트본 없이 QR코드로 열람 가능한 형태로 제작되어 과방위 위원과 보좌진들에게 제공됐다. 자료집 제작 파트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크로스보더 싱크탱크 미디어 '더밀크'다.

최 의원은 정책자료집 출간에서 나아가 출신 지역이자 국내 제조업 메카인 경남 지역에서 우선 'AI 포커스 리더' 실현을 위한 AX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해 실리콘밸리와 시공간적 간격을 좁힐 계획이다. 나아가 해당 성과에 따라 전국 확산 방안도 구상하겠단 방침이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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