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0점 고신용자도 신용대출 못 받는다… 금리인하 효과? 그림의 떡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가계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은행들이 너나할 것 없이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다. 이에 신용대출 문턱 또한 높아지면서 고신용자조차 대출을 받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차주들은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가 938.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925점이었던 것과 비교해 13.2점 상승한 것이다. 한 달 전(926.4점)과 비교해도 11.8점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8월 960점을 기록해 1년 전 948점과 견줘 12점 상승했다.
과거 사용하던 신용등급으로 분류하면, 1등급은 942~1000점에 해당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만점에 가까운 1등급 차주조차 신용대출을 받기 힘든 셈이다.
이어 우리은행이 같은 기간 933점에서 943점으로 10점 상승했다. 하나은행 또한 919점에서 934점으로 15점 올랐으며, 농협은행이 918점에서 929점으로 11점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907점에서 925점으로 무려 18점이나 올랐다.
이처럼 신용대출의 문턱이 올라간 데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이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5대 은행은 올해 7월부터 무려 20번 넘게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태도를 높여 대출 잔액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작 국내외 통화정책이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고 있어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는 차주들이 발을 '동동' 굴리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국내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65%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6.53%) 대비 0.88%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앞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5%p 가량 금리를 내리는 이른바 '빅 컷(Big Cut)'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10월 0.25%p 금리를 내리며 3년2개월만에 통화긴축을 끝냈다.
앞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신용대출 금리 또한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 조치를 하면 보통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에 가계부채는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현재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을 압박하는 만큼, 당분간 중신용자나 저신용자는 신용대출을 이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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