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업계 최초 중희토류 없는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 성공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이노텍(대표 문혁수)이 중(重)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자력을 갖춘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magnet, 자석)’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마그넷은 스마트폰 액추에이터, 차량 모터, 오디오 스피커 등 구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이다.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동력을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마그넷 핵심원료로 중희토류가 사용돼 왔다. 고온에서 자력 유지를 위한 성분으로 쓰인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안정성이 높은 원재료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채굴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기 때문에, 중희토류를 쓰지 않는 제품 개발은 업계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난제로 꼽혀 왔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 핵심성분인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대비 60% 줄인 마그넷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과 같은 고가의 중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협력해 중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다원계 합금 물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합금 물질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만든 제품이 LG이노텍이 이번에 선보인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이다. 이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인 13.8kG(킬로가우스, 자석세기단위)의 자석 성능을 갖췄다.
지금까지 중희토류는 고온에서 자석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 불가한 원료로 사용돼 왔다. LG이노텍은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이 중희토 원소나 고가의 귀금속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최대 180℃ 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중희토류는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전 세계 수급을 좌우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도 특정국가가 중희토류 공급조정에 나서면서 가격이 크게 출렁였다. 한국자원서비스(KOMIS)에 따르면, 테르븀은 지난 4년간 kg당 가격이 900달러(’20.9.28)에서 최고 331% 오른 2,983달러(’22.2.21)를 기록한 바 있다. 디스프로슘도 4년 동안 최대 1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중희토류 가격의 극심한 변동은 마그넷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 요소다.
LG이노텍은 이번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로 중희토류의 특정국가 의존도가 크게 낮아져 마그넷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희토류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져 마그넷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비용도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회사는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이 환경오염 최소화를 위한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봤다,
중희토류 1kg를 채굴하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만 0.5톤이 넘으며, 450kg 상당의 산성폐수 및 방사능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면 중희토류를 채굴할 필요성이 사라져 이를 활용하는 고객사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대폭 저감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전기차에 장착되던 기존 마그넷을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으로 대체하면, 전기차 1대당 약 45kg의 환경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액츄에이터 등 자사 제품에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을 적용해 제품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가전∙로봇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노승원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LG이노텍은 중희토류는 물론 경(輕)희토류까지 희토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무희토류 마그넷’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소재와 부품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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