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2024美대선] 소형모듈원자로 애정 드러낸 트럼프…AI 전력문제 해결사로 주목

오병훈 기자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2024년 미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인공지능(AI) 업계에서는 트럼프 에너지 정책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지속적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지원 의지를 드러낸 만큼, SMR이 AI 전력 부족 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다.

6일(현지시간) 다수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경합주 대부분에서 승리를 거두며 카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트럼프가 내세운 주요 공략 및 발언도 재조명 되고 있다.

AI 산업 경우 에너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 AI는 슈퍼컴퓨팅파워를 동원하기 위한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다. 이때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슈퍼컴퓨팅 가동에 소모되는 전력을 포함, 각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장치까지 막대한 전력이 소비하게 된다.

국제에너지기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미국 내 2700여개 데이터 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 4%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2026년에는 6%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열풍은 미국 내 전력 공급망 위기론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곧 SM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크기가 작고 건설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입지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원전에 비해 발열량이 적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도 대형 원전보다 낫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같은 SMR 장점이 곧 세계적인 SMR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지난해 기준 8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SMR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64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런 배경 속에서 트럼프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SMR을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칭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공언한 바 있다. 전통 화석연료 규제 완화와 더불어 SMR 지원을 통해 고용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7월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2024년 미국 대선이 국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트럼프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지지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 왔다”며 “원자력규제위원회(NRC)를 통해 현재 가동 중인 원전 현대화를 지원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SMR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AI 빅테크 기업도 트럼프 못지 않게 SMR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보를 위한 대규모 SMR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개발한 구글은 지난달 15일 SMR 기업 카이로스파워와 전력 발전 구축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카이로스파워는 오는 2030년까지 첫번째 SMR 가동을 추진한다. 구글은 여기서 6~7개 원자로를 통해 공급되는 총 500메가와트(MW) 전력을 구매한다.

비슷한 시기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도 SMR 기술 개발에 관한 새로운 3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WS는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SMR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 자금을 지원하고, 4개 모듈에서 전기를 구매할 권리를 취득하게 됐다. 에너지노스웨스트로부터는 최대 8개 80메가와트(MW) 모듈을 추가하는 옵션을 받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찍이 창업주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SMR 기업 테라파워를 통해 직접 원전 건설을 추진, 오는 2030년 중으로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내 핵연료 반대 여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일부 학계 및 시민단체는 지속적으로 원전 확대 정책을 반대해 온 바 있다. 원전 특성상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방법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운 오염 물질을 지속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드윈 라이먼 참여과학자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안전 책임자는 “규제 기관과 에너지 기업 임원들이 방사성 폐기물을 무기한으로 현장에 적치하고 있다”며 “원전이 영원히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터무니 없는 짓”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