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원천기술보다 응용 서비스 집중한다는 LGU+…왜?(종합)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왼쪽에 보이는 것은 엄청난 힘과 성능을 가진 초대형 터빈 엔진입니다. 오른쪽은 스포츠카인데요. 고객들은 무엇을 원할까요? 답은 간단한 것 같습니다. 고객들은 엔진을 탑재해서 실제로 타고 다닐 수 있는 차를 원하는 것이지 저 커다란 엔진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강력한 AI 엔진이 개발돼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은 내게 필요한 AI 서비스입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7일 진행한 'AX 컴퍼니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대형언어모델(LLM) 등 AI 엔진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실생활에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선 LG유플러스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가 높은 주목을 받았다. 7일 새벽 서비스를 오픈한 익시오는 아이폰14 이상 기종에서 통화 녹음을 비롯해 ▲통화 요약·AI 제안 ▲AI 안심 통화 ▲AI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등 다양한 AI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기존 아이폰에서도 iOS 18.1 지원 기기에서 통화 녹음을 제공하지만 자동 통화녹음이나 상대방에게 음성 녹음 고지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SK텔레콤에선 지난해부터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A.)'에서 관련 기능을 지원했던 터라, LG유플러스의 익시오 출시 계획이 공개된 후 아이폰 사용자들로부터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황 대표는 익시오를 시작으로 진화할 B2C 사업 내 퍼스널(개인) AI 에이전트 전략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통신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혹은 정보와 정보의 연결이었다"며 "그러나 AI를 통해 앞으론 인텔리전스 기반의 액션너블한 AI까지 이어질 것이며, 우리는 이 연결의 각 지점에서 에이전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에이전트로 시작해 미디어 에이전트를 결합한 '홈 에이전트'의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퍼스널 AI 에이전트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통화' 영역에서 독자적인 가치를 만들어 낸 후 스마트홈 IoT(사물인터넷)에서의 경험 및 고객 이해도를 더해 AI 에이전트와 접목하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목표다.
LLM 같이 AI를 구동하는 핵심 엔진은 생성형 AI '엑사원'을 개발하는 LG AI연구원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LG유플러스는 분야에 맞게 이를 다양하게 활용해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형태다.
이와 함께 황 대표는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라는 슬로건에 맞춰 AI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공 노하우를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고객 중심의 경험이다. LG유플러스는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며 고객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일주일 간격으로 빠르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애저일하게 상품을 기획·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고객 그 자체"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고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연계되는 두 번째 요소는 고객의 디테일한 요구를 만족시킬 만한 내부의 힘이다. 외부와의 협업이나 단순 소싱을 넘어서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빠르게 기술을 확보해서 자체 역량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황 대표는 설명했다.
빅테크와의 생태계 강화 필요성도 여기에서 나온다. LG유플러스는 급변하는 AI 기술을 민감하게 탐색해서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파트너들과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효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과의 협력이다. 황 대표는 "얼마 전 미국 현지에서 구글과 직접 논의하면서 완성도 높은 모바일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며 "홈 에이전트를 기획 단계부터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시된 익시오에도 LG유플러스의 자체 생성형 AI 익시젠 모델 외에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도 포함됐다.
황 대표는 "구글 외에 글로벌 빅테크들과 B2B 사업 영역에서도 보다 높은 수준의 협업 방안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며 "결국 내재화와 외부 협력 모두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거나 병행하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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