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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징어게임 참가자 숙소 가보니…"시즌2, 압도적 스케일"

채성오 기자
채경선 오징어게임 시즌2 미술감독이 세트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넷플릭스]
채경선 오징어게임 시즌2 미술감독이 세트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넷플릭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시즌1에 이어 시즌2 미술도 맡게 된 채경선 미술감독입니다. 참가자 숙소 전체 평수는 400평 정도 되는 규모인데요. 실제 저희 보조 출연자분들을 비롯한 참가자 배우분들과 스태프가 다 들어와도 될 만큼의 규모감 있는 평수를 만들기 위한 세트장을 확보했습니다. 제작 기간은 두 달하고도 보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지난해 12월 7일, 대전 스튜디오 큐브에서 만난 채경선 미술감독<사진>은 오징어게임 시즌2 참가자 숙소 세트장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국내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시즌2 세트장을 공개했다. 오징어게임 때보다 넓어진 대규모 세트장엔 대표 캐릭터인 '병정' 동상과 'OX'로 나뉜 바닥이 눈에 띄었다. 456명의 참가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간이 침대는 당시 100여명 정도의 분량만이 남아 있었다.

◆대규모 숙소, 어떻게 만들어졌나

채 미술감독은 시즌1 때 디자인했던 참가자 전용 숙소의 콘셉트를 완전히 다르게 설계하지 않고 상징성을 가져가되 포인트를 추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2에 다시 참여하게 됐을 때 열정이 뿜뿜해져서 새롭게 디자인 해볼까 하다 감독님과 제작인이 말리셨다"며 "저희가 갖고 있는 상징적인 숙소의 모습에서 많이 변화되지 않은 방향으로 어떤 포인트를 줄까 고민하다가 감독님이 바닥에 OX를 얘기하셨다"고 회상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의 주 무대가 될 참가자 숙소.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의 주 무대가 될 참가자 숙소. [ⓒ 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오징어게임 시즌2의 대형 숙소는 O와 X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블루 앤 레드' LED 조명이 삽입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채 미술감독은 "처음엔 OX를 형광색 페인트로 그리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조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싶었다"며 "기훈(이정재 분)의 복수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흐름을 가져가다 보니 조명을 조금 어둡게 설계했고 OX에 조명이 밝혀졌을 때의 대비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색감도 빨간색과 파란색을 대비시켜 사회적 이념이나 기호화된 형태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징어게임 시즌2의 주 무대가 될 대형 숙소는 OX로 나눠진 갈등 구조의 시작을 기점으로 세력화된 참가자들의 이념적 갈등이 표면화되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에 걸맞게 5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400여평 규모로 공간감을 키웠고, 층고도 기존 11m에서 13m로 시즌1보다 높아졌다. 참가자 456명이 쓰는 침대와 매트리스는 소품팀과 미술팀이 일주일 간 세팅을 거쳐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미술감독은 "원래 456개의 침대와 매트리스가 었었는데 지금(지난해 12월 당시)은 게임이 3라운드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탈락하셔서 100개 정도만 남았다"며 "저희가 매트리스를 하나씩 다 날라서 일주일 간 세팅을 했는데 엄청 무거웠던 기억이 있다. 제일 위층에 높이 올라가 있는 지형엔 장비를 써서 안전하게 세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핑크색 미로 복도·계단, '에셔' 영감 받아

참가자 숙소 외에 오징어게임의 대표적인 장소가 있다면 형형색색의 미로식 복도와 계단을 꼽을 수 있다. 병정 의상보다 옅은 핑크색 컬러 기반의 파스텔톤 디자인은 동심을 시각화한 것으로, 시즌2에선 기존 95평 규모의 세트를 넓혀 120평 규모의 세트로 설계됐다.

오징어게임 시즌2에 등장하는 핑크 컬러의 미로식 계단.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등장하는 핑크 컬러의 미로식 계단. [ⓒ 넷플릭스]


채 미술감독은 "핑크 미로 복도는 시즌1과 똑같은 설계 방식으로 디자인했다"며 "미술의 전체 콘셉트를 잡을 때 동심의 색깔이 무엇일까라는 부분을 고민했는데 대표적인 컬러감으로 핑크를 주 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시즌1 때 사용한 페인트를 똑같이 구해 색감을 입혔다는 채 미술감독은 해당 공간 구성의 영감을 네덜란드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1898년생인 에셔는 네덜란드의 초현실주의 작가로, 패턴과 공간의 환영을 반복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채 미술감독은 "학창시절 때부터 좋아했던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의 작품을 제 작업에 표현하고 싶어 고민하다 오징어게임을 만났다"며 "에셔 작품의 모순과 역설적인 부분을 오징어게임에 맞게 표현하기 위해 참고했다. 미로와 복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참가자들 사이 갈등과 대립이 사건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채 미술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추가될 디자인적 재미 요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시 한 번 이런 공간을 제작하고 구현하게 된 것에 있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공간으로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기훈과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대결이 예고된 오징어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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