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이자이익' 증가율 제일 높지만…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 아직 갈 길 멀다"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 증가율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 또한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총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이 1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은행권의 고질적인 '이자장사' 논란과도 맞물려있는 만큼, 비이자이익 사업의 다각화가 더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올해 3분기까지 1조378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작년 동기 9000억원과 비교해 53.1%(4780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5대 금융(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은 11조5261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 10조6085억원보다 8.6%(9176억원) 늘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3932억원에서 1조5563억원으로 11.7%(1631억원) 증가했으며, 하나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1조6964억원에서 1조8049억원으로 6.4%(1085억원) 늘었다.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3조6731억원에서 3조8446억원으로 4.7%(1715억원) 늘었으며 신한금융은 2조9458억원에서 2조9423억원으로 0.1%(35억원) 가량 비이자이익이 오히려 줄었다.
우리은행 또한 비이자이익이 1년 사이에 눈에 띄게 불어났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은 9790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 5580억원과 견줘 무려 75.4%(421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비이자이익이 2조7748억원에서 3조2586억원으로 17.4%(4838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313억원에서 6775억원으로 27.5%(1462억원) 증가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7185억원에서 7371억원으로 2.6%(186억원) 가량 비이자이익이 늘었으며,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6161억원에서 6185억원으로 0.3%(24억원) 소폭 늘었다.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3509억원에서 2465억원으로 비이자이익이 29.8%(1044억원)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7조9927억원의 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을 시현했다.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7.2%인 셈이다.
농협금융(18.3%), 하나금융(21.5%), 신한금융(25.7%), KB금융(28.8%)와 비교하면 우리금융의 이자이익 의존도가 제일 높다.
절대적인 비이자이익 수치 역시 금융지주 중 제일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은 1조378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지만, 4위인 농협금융(1조5563억원)보다도 약 2000억원 가까이 격차가 난다.
반대로 우리은행의 총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17.3%로 나타나 은행 중 제일 많았다. 하나은행(12.6%), 국민은행(10.9%), 신한은행(10.3%), 농협은행(9.7%)보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두 곳 모두 비이자이익의 비중이 1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의 은행들이 이자이익 의존도가 70%대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을 증대하려 애를 써도 국내 금융권이 고질적으로 겪는 이자이익 의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최근 높은 비이자이익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포트폴리오로는 이자로만 먹고 산다는 '이자장사 논란'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금산분리 규제 완화 조치를 통해 은행이 비이자이익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활로가 열려야 하는데 이는 국회법이 개정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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