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포기, AI홈 눈돌리기…"삼성, LG 딱 기다려" [DD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던 애플이 신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홈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준비한 자율주행차 '애플카' 사업을 포기한 뒤, 올해 XR기기 '비전프로'를 출시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것과 달리 비전프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높은 가격대의 벽에 막힌 것은 물론, 이를 가격을 상쇄할 만한 킬러앱이 부재해서다.
비전프로가 아이폰과 같은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기 까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시점에서 애플은 신사업으로 스마트홈을 가시화한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두 가지 스마트홈 기기를 준비 중이다.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하는 가전제어용 스마트홈 디스플레이와 실내 보안을 위한 카메라다. 해당 기기들은 자사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트'와 음성비서 '시리'로 교집합 되며,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난 건 가전 제어 디스플레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애플 전문가 마크거먼에 따르면 코드명 J490으로 불리는 해당 디스플레이는 3년간 개발을 거쳤으며, 내년 3월 공개할 예정이다. 외관상 특징은 벽걸이형 태블릿으로, 기존 월패드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 직사각형인 아이패드와 달리 아이폰 두 개를 붙여놓은 듯한 정사각형이며 디스플레이 크기는 약 6인치다.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에는 두꺼운 베젤이 들어가며, 색상은 은색과 검은색 두 종으로 추측된다.
주요 역할은 스마트홈 허브로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토대로 집안의 가전 기기를 한데 연결하고 제어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터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지만 음성 명령을 더욱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비서 시리와 애플인텔리전스가 결합돼서다.
이를테면 화면에서 웹 브라우징과 뉴스 청취가 가능하며, 메모와 캘린더 정보에 접근하거나 기록도 할 수 있다. 또한 상단 전면에 카메라가 있어 페이스타임이나 화상 회의도 된다. 특히 스마트홈 상호작용에 최적화된 새 OS(운영체제) '페블'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OS는 사용자 사용자 친화적인 위젯이 탑재돼 사용자가 즉시 날씨를 보거나 주식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센서가 부착돼 사용자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인지한 뒤 디스플레이 기능을 조정한다. 홈허브 등 스마트홈 기기들과 시너지를 낼 카메라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분석가 궈밍치에 따르면 애플은 연간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스마트 보안카메라를 생산할 전망이다.
그러나 애플의 스마트홈 시장 진입은 수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등 해외 빅테크뿐 아니라, 국내 가전 양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강력한 경쟁자다. 특히 삼성, LG는 스마트홈 시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점찍고 IoT 연결 플랫폼을 구축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IoT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연결 생태계를 강화했다. 올해는 전용 '스마트싱스 프로'를 공개하며 B2C뿐 아니라 기업용 솔루션 전환에도 박차를 가했다.
연결 플랫폼 LG씽큐를 보유한 LG전자는 연내 생성형 AI를 적용한 AI홈 핵심 허브인 LG씽큐온을 선보이며 AI홈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씽큐온에는 LG전자의 AI 에이전트 '퓨론'이 탑재되며, LLM을 결합하는 등 두뇌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오픈 AI의 최힌 LLM인 GPT4옴니가 적용되는 등 향후 LG엑사원 등 다른 LLM과도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스마트홈 시장은 성장세를 거듭하는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AI 기능이 더해진 스마트홈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1010억7000만달러 규모였으나, 올해 1215억9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2.9%이며, 오는 2032년에는 6332억달러 규모로 확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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