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G 허브'로 공공-민간 서비스 경계 사라질 일상…'국민 스트레스↓'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그동안 많은 정부기관이 제공하던 디지털 공공 서비스 이용, 민원 처리를 위해 각 기관별 사이트에 접속하고 별도의 앱까지 설치해야 했던 수고는 이제 곧 사라진다. 정부의 공공 서비스 기능을 한데 모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허브(DPG HUB) 덕분이다. DPG 허브가 활성화될수록 더 많은 국민이 불편한 정부 웹사이트, 앱 대신 일상에서 널리 쓰는 편리한 앱 내에서 정부의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송호철 디지털플랫폼정부 민간위원(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은 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디지털플랫폼정부 콘퍼런스'에서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허무는 DPG 허브'를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DPG 허브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가 2023년 8월부터 본격 추진 중인 '디지털 정부 최상위 통합 플랫폼'이다. 디플정위의 핵심 실현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송 위원은 "그동안 정부는 하나인데 다양한 외주 프로젝트(SI)로 부처별로 수많은 사이트와 앱을 만드는 '공급자 중심'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제 DPG 허브에 각 기능과 서비스를 표준화된 API로 민간에 오픈함으로써 '상상 이상의 혁신'을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API는 쉽게 말해 '서로 다른 프로그램 간 연결고리'로 설명할 수 있다. A 서비스의 특정 기능을 B라는 API로 만들어 두면, C 기업도 필요-협의에 따라 B 기능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도 자사 서비스에 블록처럼 연결해 쓸 수 있는 개념이다.
즉, 그동안 연결고리 없이 운영되어 왔던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들이 DPG 허브에 표준화된 API로 제공될 경우, 카카오나 네이버, 토스 같은 접근성 높은 일상 속 플랫폼에서 보다 손쉽게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송 위원은 "가령 부동산 소유권 등기 이전만 해도, 이전에는 사용자가 정부24,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인터넷 등기소 등을 번거롭게 오가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DPG 허브를 통해 모든 절차와 기능이 하나의 민간 앱에서 통합제공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는 이제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변모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정부의 주역할은 이제 시스템만 제공하고, 실서비스는 사용자 관점을 더 잘 이해하는 민간 기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DPG 허브는 개인정보보호, 보안 문제로 외부 활용이 어려웠던 공공 데이터를 외부에서 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역할도 겸할 예정이다.
DPG 허브는 정부의 공공 서비스 개발 방식도 개선하고 있다. 과거에 정부기관, 서비스별 시스템이 SI 중심으로 개발됐다는 건 서로 연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자원도 적다는 의미다. 이는 비슷한 기능을 중복으로 개발하거나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각 꼭 필요한 코어 기능만 자체 개발하고, 나머지 기능은 잘 만들어진 민간 서비스의 API를 블록처럼 연결해 쓰는 방향으로 더 효율적인 개발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 방식은 정부의 자체적인 시스템 관리 부담이 최소화되고, 외부 API의 업데이트가 곧 정부 시스템 업데이트로 이어져 최신성 유지에도 이롭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클라우드의 경우 예기치 못한 마비-서비스 다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복수의 클라우드를 이용해 서로 백업 구조를 이루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초거대AI 접목 방안의 핵심 열쇠로는 RAG(검색증강생성)를 꼽았다. RAG는 기존 생성형 AI가 사전학습된 범용 데이터 내에서만 질의응답을 처리할 때, 학습되지 않은 전문 데이터 혹은 사용자 내부 데이터에 대한 답을 그럴듯하게 생성하는 '환각' 문제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송 위원은 앞으로 정부가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거나, 정부에서 만든 생성형 AI를 민간이나 공공기관이 더욱 잘 활용하게 하려면 정부 데이터를 RAG 구성에 적합한 지식 조각으로 잘 가공하는 것이 중요하단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일종의 지식조각 모음처인 'RAG 인벤토리'도 DPG 허브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필요한 기능은 API로, 필요한 공공 데이터는 RAG 인벤토리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확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송 위원은 "이 모든 이야기는 향후 사용자의 서비스 환경, 대국민 서비스 방식에서 정부가 도움을 주는 방식은 이제 생성형 AI 환경에서도 잘 동작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DPG 협업을 통해 그 기반을 산업과 정부에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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