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12월인데" 차기 우리은행장 연임은? … 롱리스트 비공개 방침속, 조병규 행장 거취에 촉각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롱리스트)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임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으로 인해 다소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날 예정이지만 아직 거취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장의 연임 의지가 확고하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가 차기 우리은행장 롱리스트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선임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이같은 우리금융의 행보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작년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우리금융은 즉각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었다. 이 전 행장이 사의를 밝힌 지 2주 만에 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64일 동안 차기 은행장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롱리스트 명단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전과 달리 올해는 깜깜이로 차기 행장이 선정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롱리스트 공개는 의무가 아니다"라며 "작년엔 이 전 행장이 중도에 사퇴했기에 그룹 차원에서 롱리스트를 공개했고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즉, 외부로 롱리스트가 공개되지 않을 뿐 내부에서 은밀히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올해 은행장 롱리스트를 비밀에 부친 것에 관해 최근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져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올해 8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이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우리금융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막론하고 강한 비판 세례를 받고 있다. 현 경영진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에서다.
게다가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와중에 또 금융사고 공시를 내 부담이 큰 상황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우리은행장으로 재임 중인 조 행장은 우회적으로 연임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개 은행장 간담회에 앞서 "연임할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행장은 "저는 모르죠"라고 답변했다. 사퇴 의사를 명백히 밝히지 않은 것이다.
늦어도 내달 초에는 최종 후보자가 공개될 예정인데 조 행장은 자신의 거취 여부를 자추위의 결정에 맡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임할 생각이 없다면 당국이 현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했던 9월쯤 사퇴했어야 맞다"며 "아직 물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정정당당하게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행장 이외에 우리금융 안팎에서 거론되는 차기 행장 후보로는 박장근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CRO)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김범석 국내영업 부문 개인그룹 부행장, 기동호 기업투자금융 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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