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클라우드 네이티브 제도개선 착수…“공공SW 전반 변화해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공공분야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추진하는 정부가 관련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낸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라는 기술 요건에 맞지 않는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선 공공 소프트웨어(SW) 전반에 자리잡은 불합리한 관행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업 발주시 개발·운영을 일괄 발주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행안부는 지난 7일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대상으로 클라우드 정책 설명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안내한 상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기존 시스템의 단순 클라우드 이관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서비스를 작은 단위로 분산하는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개발 및 운영환경을 통합하는 데브옵스(DevOps) 등이 중요하다.
이에 안정적 유지·관리 측면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개발 사업자가 운영까지 책임지는 개발·운영 일괄 발주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국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 이후 신속한 장애 대응에 있어서도 일괄 발주가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행안부는 빠르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우선 시범 형태로 일괄 발주 방식을 채택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업들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행안부는 2030년까지 공공부문 대다수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으로, 최근 500억원을 투입해 우선 국토정보플랫폼·고용산재보험서비스 등 10개 기관의 13개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선 획일적인 일괄 발주가 될 경우 복잡한 IT 환경에 대비하기 어려울 수 있고, 발주기관의 행정적 편의와 비용절감 목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현 발주 체계로는 적정 사업 대가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인 만큼, 계약 구조부터 유연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공공 SW 조달은 과업 내용을 처음부터 정하는 확정형 계약 형태를 채택하고 있는데, 과업 추가가 빈번한 SW 시장에선 과업 변동성을 반영하는 변동형 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SW 업계 관계자는 “행정망 사태 이후 범정부 종합대책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도입과 장애 발생시 신속 대응이 가능한 데브옵스 적용 방안 얘기가 나왔는데, 아직 예산편성과 계약방식은 공개 안 된 걸로 알고 있다”며 “기존 총액확정형 계약 방식에서 유연한 국가계약방식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업에 대한 과업 대가산정 기준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아직 공공분야에서 낯선 개념인 만큼, 세부 과업에 대한 비용 수준을 어느 정도로 산정해야 하는지 공공기관들의 이해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이에 SW 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을 매년 발표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는 내년도 가이드라인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관련 대가 기준을 추가할 전망이다. KOSA 관계자는 “현재 클라우드 사업별 대가산정 사례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행안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러한 대가산정 기준을 고시에 반영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가산정 기준이 현행법령상으로 어느 정도 해석은 가능하지만 명시적으로 고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면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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