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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굴기' 中 화웨이…첫 '순혈 OS'폰 메이트70 '독립선언' [DD전자]

옥송이 기자
위청둥 화웨이 CEO가 26일(현지시간) 오후 진행한 메이트 브랜드 행사에서 신작 메이트70 시리즈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위청둥 화웨이 CEO가 26일(현지시간) 오후 진행한 메이트 브랜드 행사에서 신작 메이트70 시리즈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중국 화웨이가 기술 굴기를 한층 가속화 한다. 지난해 자체 개발 칩셋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순혈 OS인 '하모니 넥스트(훙멍 넥스트)'를 앞세운다. 칩셋과 OS 모두 완벽한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26일(현지시간) 오후 2시 화웨이는 메이트 브랜드 행사를 개최했다. 주인공은 단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 70 시리즈. 이날 신작 발표를 위해 위청둥 화웨이 CEO가 단상에 오르자 화웨이 지지자들의 열띤 환호가 이어졌다.

메이트70, 메이트70프로, 메이트70프로 플러스까지 총 3종으로 구성된 신작 라인업을 공개한 위 CEO는 발표 서두에서부터 '하모니 넥스트'를 강조했다. 화웨이에 있어 전작 메이트60 프로의 백미가 하드웨어 독립이었다면, 후속작인 메이트70 시리즈는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 2019년 시작된 미국의 대중 제재 영향으로 5G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겪었으나, 지난해 자체 개발한 7nm 공정의 5G 칩셋 '기린 9000s'를 탑재한 메이트60 프로를 선보이며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화웨이는 애국소비의 상징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화웨이 메이트 70 시리즈' 광고가 게재된 모습. [ⓒ华为手机 공식 웨이보]
'화웨이 메이트 70 시리즈' 광고가 게재된 모습. [ⓒ华为手机 공식 웨이보]

이날 선보인 메이트70 시리즈는 화웨이가 공언해 온 'OS 독립'을 향해 나아가는 첫 스마트폰이다. 화웨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거래 제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사실상 구글과의 OS 협력에서 차질을 겪으면서 자체 OS 개발에 몰두해왔다. '하모니'로 명명한 OS는 최근까지도 안드로이드 앱과 호환이 가능했지만, 화웨이는 완전한 OS 독립을 꿈꿔왔다.

이번 메이트70 시리즈에 탑재된 '하모니 넥스트'는 안드로이드를 완전히 지원하지 않는 폐쇄형 OS다. 애플의 자체 운영 체제인 iOS가 독자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하모니 넥스트를 '미완성'이라고 평가하는 등 앱이 충분하지 않거나, 거대 OS인 안드로이드와의 결별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우려가 나온다. 또는 이번 하모니 넥스트 성공을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전용 앱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화웨이는 시장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하모니OS 생태계 컨퍼런스에 참석한 쉬즈진 화웨이 회장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 약 10만 개에 달하는 하모니OS용 앱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 메이트70 시리즈. [ⓒ华为手机 공식 웨이보]
화웨이 메이트70 시리즈. [ⓒ华为手机 공식 웨이보]

메이트70 시리즈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도 개선했다. 지난해에 이어 자체 개발한 6nm 공정 칩인 기린 9100이 탑재되며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새로운 AI 기능을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AI 순간 전송' 기능은 별도의 장비 없이 근처 애플 기기로 사진이나 비디오, 문서를 주고받는 아이폰의 '에어드롭'과 유사하다. 메이트 70 시리즈 앞에서 '잡고 놓기' 등의 제스처를 취하면 이미지를 화웨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전송할 수 있는 식이다.

한편, 화웨이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잇는 독립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의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강력한 제재에 직면했던만큼, 2기 행정부에서도 기술 단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엘브라이트 스톤브릿지그룹의 기술 전문가인 폴 트리올로는 "중국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미국이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화웨이의 기술 강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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