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도전하는 LG CNS, ‘겸손한 몸값’ 책정…"상장 후 M&A 깜짝 뉴스 나올수도"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 CNS가 기업공개(IPO)를 목전에 뒀다. 2월 중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LG CNS의 총 공모주식수는 1937만7190주,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5만3700~6만1900원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당초 내부적으로 추산한 LG CNS 기업가치는 7조원 이상이었으며, 실제 장외거래에서는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돌파한 적도 있다. 하지만 LG CNS는 증권신고서에서 몸값 눈높이를 6조원으로 낮췄다. 최근 한국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겸손한 몸값 책정으로 상장 레이스 완주에 더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진은 상장 이후 회사의 주가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IPO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이 13~15배 정도로 디스카운트돼 있는데 피어그룹(비교기업)과 비교했을 때 향후 22~25배까지 충분히 갈 수 있겠다고 나온다”며 “향후 5년 회사 당기순이익은 매년 10%씩 성장하지 않을까 싶고, 투자자들이 우리의 성장 스토리에 더 많은 가치를 준다고 하면 PER도 더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LG CNS는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뛰어넘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향후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인공지능전환(AX)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AI와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SI 사업을 훌쩍 뛰어넘어 전체의 51.6%로 과반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회사는 공모 자금의 60% 이상을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인수 및 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다. 현 대표는 구체적인 인수합병(M&A) 방향에 대해 “가까운 시일 내 깜짝 뉴스가 나올 수 있다”고 예고했다.
현 대표는 “최근 한국의 안 좋은 이벤트들로 인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해외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더라”며 “올해 상장을 우리가 처음 하게 되는 건데, 우리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앞으로 2025년 한국 자본 시장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만들어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LG CNS의 현신균 대표, 이현규 최고재무책임자(CFO), 홍진헌 전략담당 상무와의 일문일답.
Q. 조달 자금 중 상당 부분을 다른 DX 기업 인수와 투자에 활용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생각 중인가.
A. (이현규 CFO) 공모 자금 중 DX 전문기업 인수에 3300억원을 사용할 것이다. 다양한 후보에 대해 적정성 검토를 거쳐 2025~2027년 사이 순차적으로 SW 전문 회사 등에 투자할 생각이다. 투자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상세히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A. (현신균 대표) 전략적 방향을 말씀드리긴 곤란하지만, 구체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깜짝 뉴스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Q. 해외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A. (현신균 대표) 홍콩, 싱가포르, 미국 뉴욕, 유럽 등을 중심으로 미팅과 출장을 진행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선 그룹 미팅을 포함해 50곳 정도를 만났다. 다들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긴 하는데 많진 않다. 오히려 그런 상황보다 LG CNS라는 회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훨씬 많았다. 제가 감각적으로 느끼기에 그런 우려는 많이 수그러들었다고 느낀다. 많은 분들이 투자 의향을 밝혀오고 있다.
Q. 경기둔화로 IT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는지.
A. (홍진헌 상무) 우리나라 IT서비스 시장은 GDP 대비 2~3배 성장을 하고 있다. 시장이 좋을 땐 IT 지출이 많아지니 관련 회사 매출이 늘어난다. 경기가 불황이어도 DX 회사들은 괜찮은 실적을 낸다. 경기가 좋으면 기업들이 새로운 오퍼링을 강화하거나 차별화 요인을 찾는 데에 DX를 활용하는데, 경기가 안 좋을 땐 비용절감을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성형 AI가 도입되면서 기업고객들은 내부 업무효율화와 비용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면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Q. 글로벌 진출 전략은 무엇인가.
A. (현신균 대표) LG CNS의 글로벌 매출은 1조원을 훨씬 넘는다. LG그룹에서 발생하는 것 말고 외부 글로벌 기업과 정부 대상의 연매출이 20%가 조금 넘는다. 이는 IT서비스 회사로서 흔치 않은 일이다.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시스템 사업, 그리스 아테네 IT시스템 사업 등을 지속하고 있고, 얼마 전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남은 숙제는 우리가 확보한 자본을 통해 어떻게 하면 해외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느냐다.
Q. SI 시장 성장이 정체돼 있다는 인식이 큰데, LG CNS는 AI·클라우드 사업 매출 비중이 과반이라고 밝혔다. 의미를 설명해달라.
A. (홍진헌 상무) IPO를 추진하면서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AI·클라우드, 엔지니어링, SI·SM 등 세 가지로 사업 구분을 나눴다. 그동안 이런 적이 없었다. 매출 구조의 의미를 말하자면, 사실 IT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매우 클 것이라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 SI·SM은 기업의 IT 지출과 일부 연관돼 있어 전통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작용하겠지만, 결국 우리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클라우드와 AI일 것이다.
Q.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리스크를 어떻게 상쇄할 건지. 그 일환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공유해달라.
A. (이현규 CFO) 공모가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밸류보다 낮은 시장친화적인 겸손한 몸값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구주매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의 현금보유량을 고려해 신주 비중을 필요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 바란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관련해서는 평균 배당 성향이 40% 수준인데 우리도 IPO 이후에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재무 상황을 봐 가면서 배당 성향을 높게 책정하려고 계획 중이다.
Q. 피어그룹에서 액센츄어를 최종적으로 제외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A. (이현규 CFO) 피어그룹은 업종과 사업, 재무 등의 유사성을 여러 가지로 고려해 선정한다. 처음에는 액센츄어도 고려대상이었는데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NTT데이터 3개사를 설정했다. 액센츄어를 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시가총액이 우리보다 60배 이상 차이 나는 회사다 보니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결산시점이 우리와 직접 비교하기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투자자 오해를 부를 수 있어 제외했다.
Q. LG에너지솔루션이 중복 상장으로 물의를 빚었는데. LG CNS도 중복 상장으로서 주주가치 제고나 국내증시 신뢰 측면에서 역행하는 것 아닌지.
A. (이현규 CFO) 이번 IPO는 중복 상장이 아니다. 중복 상장이라는 건 어떤 회사가 특정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단시일 내 상장함으로써 모회사 투자자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LG CNS는 1987년에 EDS와 합작해 설립된 회사고, 지주사인 ㈜LG에서 물적분할된 게 아니다. 오히려 상장을 통해 기존 대주주인 ㈜LG의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이익을 줄 수 있다 생각한다.
Q. 향후 5년 내 목표 시총은.
A. (현신균 대표) 현재 PER이 13~15배 정도로 디스카운트돼 있는데 피어그룹과 비교했을 때 향후 22~25배까지 충분히 갈 수 있겠다고 나온다. 향후 5년 회사 당기순이익은 매년 10%씩 성장하지 않을까 싶고, 투자자들이 우리의 성장 스토리에 더 많은 가치를 준다고 하면 PER도 더 높아질 것이다.
Q. 공모 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수요예측이 잘 안나오더라도 상장을 강행할 건가.
A. (현신균 대표) 목표 하단보다 밑으로 형성되면 회사 내에서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예상으로는 그렇게는 안될 듯 하고, 특별히 걱정은 안 된다. 만약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되면 내부 의사결정을 거치겠다.
Q. 삼성SDS 4분기 매출이 그룹사 매출 감소로 같이 줄었는데. LG 그룹사 향후 매출 전망은 어떤가.
A. (현신균 대표) 우리는 그룹사 매출이 떨어질 것 같지 않고, LG 내부에서 DX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Q. 내부 직원들의 우리사주 청약 현황은.
A. (현신균 대표) 구성원에게 배정된 물량에서 91%가 청약됐다. 회사 구성원들이 본인이 몸 담은 조직에 대한 미래 비전에 공감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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