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20일도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갔다.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로선 이례적으로 사흘 간 열린 가운데, 정치적 편향성에 집중되어 이뤄져 정작 후보자의 KBS 재정 건전화나 보도신뢰성을 회복시킬 자질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가졌다. 전날(19일) 국회 과방위는 청문회를 이틀에서 사흘로 연장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 변경의 건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후보자에 대한 자료 제출이 불충분해 검증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청문회 마지막날이 20일 오전, 박 후보 인사청문회 준비단원이 KBS 보도국 정치부 야당 반장과 주고받은 문자가 문제가 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공개한 이 사진에 따르면 이 인사청문회 준비단원은 KBS 보도국 정치부 야당 반장에게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밝히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무시하고 시간만 떼우는 전략, 이것을 전략이라고 세우는가"라고 비판했고, 박 후보자는 "이틀 동안 받은 조언은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제발 말 좀 줄여라'였다"고 해명했다.
국회 과방위는 해당 메시지를 주고받은 KBS 기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이날도 여야는 박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대치했다. 야당은 박 후보자가 앵커 시절 대통령의 해명을 경청하고 대통령이 불편해할 질문을 고의로 피해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KBS 내부에서 이뤄진 ‘박장범 반대’ 기명 성명을 들어 내부적으로도 박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가 KBS 기자 4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장범 반대 기명 성명’ 투표 결과에 따르면 95.40%(1555명)가 박장범 후보자에 반대한다고 답혔다. 찬성은 4.60%(75명)였다.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달 명태균 씨 관련 방송사별 단독보도 건수를 살펴보면 SBS는 12건, MBC는 15건에 달하는 반면, KBS 보도는 1건에 불가했다”라며 “이게 제대로 보도를 한 것이냐. 이러한 이슈가 있을 때 박 후보자가 정권 편을 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내부에서도) 사퇴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제작진이 잘 판단해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여당은 “역대 KBS 후보자 가운데 반대없이 입사한 사례는 없었다”라며 박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를 “파렴치한 잡법”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청문회를 “북한식 인민재판”이라 말해 여야 간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먼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님이 홍길동이냐. 왜 파우치를 파우치라 부르지 못하고 서럽지 않냐"며 "KBS 사장 후보자 역사상 최초로 총리급 대우를 받고 계시다. (3일 간 청문회를 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 방탄의 희생양이 됐다는 생각은 안 드냐"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어떻게든지 지키기 위해서 청문회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KBS는 파렴치한 잡법인 이재명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내역과 관련해서도 한꼭지만 보도했다”라고 말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당이 야당 의원 전체를 매도하는 자리가 아니다. 박장범 청문회에 집중해달라. 박정훈 의원은 국회법 145조에 따라 1차 경고한다”고 밝혔다.
KBS의 보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박 후보자의 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는 경영계획서 대부분을 직접썼고 내부에서 도움 준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계획서가 실제 대학생 레포트 수준”이라며 “30년 KBS 근무한 이력을 계속 강조하셨는데 재정지표에 대한 분석도,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대처 방안 등 목표치 제시도 부재했다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평가받는 입장이라, 평가하시는 분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시는지는 모르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KBS 이사회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한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오늘 회의 안건에는 없었지만 간사와의 협의에 따라 불법적 KBS 사장 추천 관련 현장검증 실시의 건을 상정한다"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10조에 따라 KBS 이사회에서 실시된 사장 추천과 추천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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