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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산업 이끌 IT 인재 육성… 크래프톤 정글에 ‘씨앗’ 심는다”

크래프톤 정글 김정한 원장 인터뷰

크래프톤 김정한 원장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 오피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크래프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크래프톤 정글’ 출신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IT 산업계를 함께 이끌어나가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2022년 닻을 올린 크래프톤 정글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는 크래프톤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이다. 2020년 카이스트의 비학위 과정인 ‘소프트웨어 사관학교 정글’이 모태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청년 문제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 출발점이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크래프톤 오피스에서 만난 김정한 크래프톤 정글 원장은 “크래프톤이 2007년 창업해 많은 기회를 얻어 상장도 하고 좋은 성과를 냈다. 이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에 환원할 방법을 고민하다 나온 결과가 크래프톤 정글”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장 의장은 크래프톤 정글 운영을 역점과제로 두고 깊은 애정을 쏟고 있다. 매 기수마다 수료생들을 만나 티 타임을 즐기는 등 몸소 현장을 돌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크래프톤은 최근 용인 부지를 사들여 크래프톤 정글 합숙에 활용할 캠퍼스를 신설하는 등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는 정글 수료자를 점진적으로 늘려 연간 최대 1000여명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같은 행보는 IT 업계를 통틀어봐도 이례적이다.

김 원장은 “매 기수마다 의장님이 최소 두 차례는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새해 첫날인 전날에도 수원 캠퍼스에 들러 3시간 동안 학생들의 질문을 받으며 대화를 나누셨다. 과거 카이스트에서 정글을 운영했을 땐 매주 대전에 내려가시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신설돼 1기 참가자를 모집하는 크래프톤 정글 게임테크랩 [ⓒ크래프톤]

크래프톤 정글 커리큘럼은 크게 ‘정글’과 ‘게임랩’, ‘게임테크랩’으로 나뉜다. 정글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희망하는 지원자를 선발해 육성한다. 게임랩은 예비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 출시를 포함한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하며 수준 높은 게임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한다. 최근 신설된 게임테크랩은 전문적인 게임 프로그래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 정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재 채용’이 아닌 ‘인재 육성’에 있다. 크래프톤에서 나아가 국내 IT 산업을 이끌어갈 ‘씨앗’을 발굴해 업계 전반에 스며들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김 원장은 “해당 커리큘럼들의 공통 근간은 기초적인 컴퓨터 공학 지식 배양에 있다. IT 개발자는 세부적인 직무들이 많지만, 기반이 되는 것은 컴퓨터 공학 기본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IT 기술은 한국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첨단 제조업에도 필수적이다. IT 인재 육성이 궁극적으로는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라면서 “실제 정글 졸업생 중 일부는 반도체 설계 회사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1기 참가자를 모집 중인 게임테크랩 실습 과정에도 기본기에 집중하는 이러한 크래프톤 정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례가 ‘나만의 엔진 만들기’다. 김 원장은 “상용화 된 엔진과 비교할 만한 퀄리티는 당연히 안 될 거다. 하지만 게임 엔진을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공부한 여러 기술과 동작 원리들이 향후 상용 엔진을 활용할 때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새로운 커리큘럼 추가도 예정돼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아이디어는 아주 많다. 산업계에서 다양한 요구들이 나온다. 이번 게임테크랩도 여러 개발 리더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산업계 니즈에 맞춰 장기적으로 커리큘럼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크래프톤]

세분화된 커리큘럼을 차치하고, 크래프톤 정글을 특별하게 만드는 지점은 따로 있다. 엄격한 시험과 면접을 거쳐 선별된 참가자들은 반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정글 캠퍼스’에서 합숙에 돌입, 타 참가자들과 협업해 결과물을 내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김 원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간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싶어서 가게 문을 닫고 참가한 분도 있다. 수십시간 공부에 매달리는 이들도 많다. '진짜'들만 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변하기 위해선 장소나 사람, 사용하는 시간을 바꿔야 한다. 정글 캠퍼스에 가는 순간 장소가 바뀌고 사람이 바뀐다. 시간은 하루 종일 뭔가를 만드는 데 쓰여진다. 이러한 몰입 환경이 개발자로 성장하는 데 있어 값진 경험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최근 업계에선 서로의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개발 과정에서 혼란을 빚는 일이 잦다”면서 “정글의 각 프로그램들은 팀 단위 과제 수행으로 이뤄져있다. 매번 달라지는 팀원들과 과제를 치르면서 나를 돌아보고, 타인과 마찰을 극복하며 협업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협업 중심 경험이 잘 자리잡으면 업계가 보다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프로그램에서 나온 결과물 자체는 굉장히 수준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달 간 바닥부터 고민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뜻깊은 경험”이라고 첨언했다.

크래프톤은 정글의 활성화를 위해 최근 관련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지스타’에선 벡스코 야외에 처음으로 부스를 내고 크래프톤 정글을 소개했다. 갓 수능을 치른 고등학생부터 젊은 개발자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원장은 “전국 대학교의 IT 및 게임 개발 동아리 등을 통해 정글을 홍보하고 있다. 여러 학술대회를 정글에서 열 수 있도록 안내하기도 한다.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 자연스레 홍보할 수 있도록 정글 캠퍼스를 디자인할 때 포토 스팟 마련에도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정글 8기와 게임테크랩 1기를 모집 중이다. 신청 기한은 각각 오는 16일과 13일이다. 선별된 인원들은 오는 3월부터 약 5개월간 합숙해 프로그램을 수료한다.

김 원장은 “게임 개발자가 적성에 맞는지, 게임 제작 과정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 게임랩을 지원해보길 바란다. 업계 프로그래머로서 커리어를 스페셜하게 만들어보고 싶다면 게임테크랩을 지원해보면 좋을 것이다. 많은 지원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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