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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업계 3분기 실적 18곳 비교해보니…주요 IP가 성적 갈랐다

왕진화
-넥슨 영업이익 단일 분기 역대 최대…주력 IP 가진 게임사만 양호
-신작 개발·신사업 확장에 늘어난 인건비 등 영업비용 부담 더 커져
-전 분기 적자 7곳에서 4곳으로 줄어든 점은 긍정적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위기의 게임사’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지속됐다. 올해 3분기 17개 게임사 중 9개 게임사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인건비, 지급수수료 등 영업비용 증가나 주요 신작 및 기존 타이틀이 거둔 기대 이하 성적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매출이 악화된 곳도 있었다.

다만 신작이 없었던 엔씨소프트, 넥슨, 펄어비스는 주요 지식재산권(IP) 호성적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펄어비스는 평소 ‘검은사막’으로 높게 나타났던 해외 매출 비중이 강달러 효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다. 넥슨게임즈, 위메이드플레이도 각 주요 IP인 ‘히트2’와 ‘애니팡’으로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서는 데에 성공했다. 주요 IP가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4일 기준 게임업계 올해 3분기 실적 종합을 정리해보면, 총 18개 게임사(NHN 포함) 중 6곳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 17개 게임사(NHN 제외) 중 5곳은 영업이익 감소, 4곳은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적자 기업은 없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넷마블과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컴투스홀딩스 등 4개로 늘어났다.

국내 빅5 게임사 중 3곳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외형 성장을 이루며 매출 순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게임 매출 하향 안정화에 줄어들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하며 18개 게임사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매출 규모 1위, 영업이익 규모 1위 넥슨은 매출 7980억원, 영업이익 3049억원을 기록했다. 넥슨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피파온라인4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주요 타이틀 호실적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장기 흥행, 최신작 히트2(HIT2)의 선전 덕분이다.

자회사 넥슨게임즈도 히트2 흥행으로 올해 3분기 매출 461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18개 게임사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넷게임즈 당시 105억원이었던 매출에 비하면 33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58억원이었지만 이 역시 히트2와 블루아카이브 등 기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인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규모 2위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매출 6944억원으로 2위에 올랐으나, 영업이익 순위에 있어서는 꼴찌다. 이번 분기 적자전환한 넷마블 영업손실은 380억원이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10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이번 분기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누적 영업손실은 846억원이다. 신작 흥행 부진도 컸지만, 지난해 스핀엑스를 인수할 당시 생긴 외화차입금 부담 여파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규모 3위, 영업이익 규모 2위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분기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022년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해 시장 주목을 받았다. PC 및 모바일에서 리니지 IP를 비롯, 기존 라이브 서비스를 펼쳐왔던 게임들이 각각 선방하거나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 4위, 영업이익 규모 3위인 크래프톤은 기존 모바일게임 매출이 감소한 여파로 인해 올해 3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기존 히트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물론 지난해 선보였던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부진에, 인도 모바일 앱 마켓에서 신규 다운로드가 차단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 서비스가 지난 분기에 이어 재개되지 못한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분기 매출 규모는 18개 게임사 중 가장 크게 역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해 3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1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05억원)의 절반도 못 미쳤다. 이는 기존 흥행작 ‘오딘:발할라라이징’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고, 대만에서의 출시 효과도 어느 정도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운영 논란이 있었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예상 밖 부진을 겪기도 했던 점도 주효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다음을 잇는 영업이익 규모 5위에는 더블유게임즈가 올라왔다. 더블유게임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00억원, 영업이익 4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선방했다. 더블유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소셜카지노 게임 더블다운카지노와 더블유카지노는 올 3분기 총 15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수치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는 덩치 키우기에 성공했다. 특히 위메이드맥스는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계열사가 게임사업을 주력한 결과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올해 3분기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했다.

위메이드는 3분기 매출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108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르M:뱅가드앤배가본드’ 출시 영향으로 외형적 성장을 크게 이뤄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순손실 280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매출이 늘어난 만큼 영업비용 지출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503억원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발목을 잡았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3분기 매출 516억원, 영업손실 38억원, 당기순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쿠키런:킹덤’ 디즈니 컬래버레이션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신규 사업 및 인력 증가로 인한 고정비용 상승분 등이 반영됐다.

한편, 전년 대비 기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한 곳은 ▲넥슨 ▲엔씨소프트 ▲위메이드맥스 ▲넥슨게임즈 ▲네오위즈 ▲펄어비스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곳은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조이시티다.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곳은 ▲넷마블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데브시스터즈다. 컴투스도 3분기 올해 영업이익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7% 감소함에 따라 사실상 적자에 가까워졌다.
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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