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애플의 뼈아픈 실책…그러나 위기가 아닌 이유
- 공장 가동 중단에 노동자 이탈도… 연말 정상화도 불투명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고객들이 신규 제품을 수령하기까지 더 긴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달 초 애플이 남긴 공식 입장 중 일부분이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위치한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로 생산이 중단되자 애플은 이같은 성명을 남겼다.
그런데 여기서 애플이 말하는 ‘신규 제품’이란 고급형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2종이다. 저사양 모델은 대기 시간이 필요없다.
폭스콘 정저우의 현지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정저우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자 당국은 도시 봉쇄(락다운) 카드를 꺼냈다.
정저우 공장 인근 지역은 이미 올해 여러 차례 봉쇄됐다. 4월, 5월까지만 해도 공장은 정상 가동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1월2일부터 11월9일(현지시간)까지 일주일 동안 공장 문이 닫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공장 내 시위로 노동자가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는 100% 정상 가동이 점쳐졌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이곳은 글로벌 아이폰14 프로 출하량 중 80%를 생산한다. 이번 공장 사태로 애플에 입을 타격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고급형 모델의 생산 차질이 치명적이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프로 2종에 ‘다이나믹 아일랜드’ 등 각종 신제품과 새로운 사양을 탑재했다. 전작인 ‘아이폰13 시리즈’에서 프로 2종을 택하는 비중은 50%대였지만, 이번에는 60%대로 높아졌다.
결과적으로보면, 이는 애플의 뼈아픈 실책이 됐다.
당초 고급 제품에 주력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던 애플의 계획이 '폭스콘 공장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자충수가 된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태로 아이폰14 프로 출하량이 600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 애플 전문가인 FT증권의 궈밍치는 최대 2000만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역시 크리스마스 및 연말 기간 아이폰이 품귀 현상을 빚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같은 우려는 올 4분기 애플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로선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이번 사태로 애플이 매주 10억달러(약 1조 3224억원)의 손실을 겪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렇다하더라도 애플이 완전히 낙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단단한 애플 팬덤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정통한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수요가 다소 지연되는 것이지,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없어서 못 파는 것이지, 만들어 놓고 안 팔리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 관계자는 “아이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다른 기업보다 충성도가 강한 편이다.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기간, 즉 ‘리드타임’이 평소보다 길더라도 경쟁사 제품을 대신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다소 실적에 타격을 입더라도, 공장이 정상 가동된 후에는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언급했다.
분명히 지금은 애플에겐 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의 본질을 따지고 들어가면 위기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위기상황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애플 충성도’가 이를 방어하는 형국이다. 애플의 힘이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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