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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웹툰 플랫폼 아냐”…네이버웹툰이 경쟁력으로 내세운 기술은?

이나연
네이버웹툰 배경변환 기술
네이버웹툰 배경변환 기술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웹툰이 둥지를 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원에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네이버웹툰이 서비스 중이거나 개발 중인 웹툰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을 체험하는 시연 공간이다. 이곳에선 최신 기술이 접목된 웹툰을 통해 사용자·창작자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1월부터 외부 방문객과 임직원이 내부에서 연구 개발한 AI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 방문하면, 기술 연구에 참여한 개발자들이 직접 기술 목적과 이용 방법을 알려주고 체험을 돕는다. 이달에는 ▲웹툰미(WebtoonMe) ▲배경변환 ▲웹툰AI페인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유일 웹툰 전문 AI 기술 조직인 ‘웹툰AI’를 운영하고 있다. 웹툰AI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 AI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팀이다. 스토리테크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은 AI 기술 개발력을 높이기 위해 2019년 컴퓨터 비전 분야 AI 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하고, 다음 해인 2020년 테크 조직 산하에 웹툰AI 조직을 신설했다. 뒤이어 지난해 2월 테크 조직에서 ‘웹툰AI’ 조직을 별도 분리했다.

AI를 향한 네이버웹툰의 열정은 업계에서도 남다른 편이다. 네이버와 함께 콘텐츠 플랫폼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우,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독자들에게 연관 작품을 추천해주는 AI 시스템을 제외하면 웹툰 AI 채색 등 별도 관련 기술은 개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네이버웹툰은 전체 직원 가운데 개발자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불법 유통 복제물을 추적하는 ‘툰레이더’나 유해 콘텐츠를 검수하는 AI 기술 외에도 창작자 생태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웹툰 관련 AI 기술 혁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장시간 작업으로 창작자가 겪는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 710명은 ▲마감 부담으로 인한 휴식 시간 부족(85.4%) ▲과도한 작업으로 인한 정신·육체적 건강 악화(85.1%)를 웹툰 창작 때 겪는 어려움으로 꼽았다.

네이버웹툰은 창작자들이 단순 반복 작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자동 채색 서비스인 ‘웹툰 AI 페인터’ 베타 서비스를 2021년 10월 출시한 데 이어 웹툰 전용 편집 툴 ‘웹툰 크리에이티브 에디터’ 프로덕트를 개발 중이다. 웹툰 크리에이티브 에디터는 AI 기술을 활용해 배경을 제외하고 캐릭터를 따내는 이른바 ‘누끼따기’ 작업이나 불필요한 물체를 지우는 작업을 자동으로 해준다.

또 특정 컷 해상도를 확대하고, 화질을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웹툰은 이 서비스가 웹툰 컷을 활용하는 디자이너나 마케터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네이버웹툰 내 디자인, 마케팅 조직에서 테스트베드로 적용해본 뒤 외부에도 개방해 카툰과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AI 에디팅 툴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콘텐츠 본연의 매력을 강화하는 기술 실험에도 한창이다. 앞서 네이버웹툰은 2018년 독자와 상호 작용하는 인터랙션툰 형식 8부작 웹툰 ‘마주쳤다’(하일권 작가)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웹툰에 ▲증강현실(AR) ▲360도 파노라마 ▲얼굴인식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와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시도에 이용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2017년 4분기 기준 마주쳤다는 누적 조회수 5000만회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실사 이미지 속 인물과 배경을 웹툰 캐릭터와 배경으로 변환하는 ‘웹툰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웹툰미 기술로 창작자는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도 기획할 수 있다.

웹툰미를 이커머스에 접목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네이버웹툰은 인기 작품 ‘유미의세포들’(이동건 작가) 굿즈를 판매하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웹툰미 기술을 공개해 시청자들 이목을 끌었다. 약 30초간 진행자 얼굴을 웹툰 캐릭터처럼 보이게 하자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연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웹툰 캐릭터 표정을 변환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며 데모 버전 출시를 앞둔 상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웹툰AI 조직은 현재 석박사 비율이 63% 정도인 AI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했다”며 “3년 내 AI 조직을 100명 이상 규모로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수준 AI 연구 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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