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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K-게임으로 오일머니 조준…업계 “지원 기대감↑”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게임을 앞세워 중동 지역 콘텐츠 수출 시장 확대에 나선다. 중동 지역 문화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게임 출시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현지 특화 전략으로 중동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중동 시장 진출과 관련한 정부 지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문체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케이(K)-콘텐츠 수출전략’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콘텐츠 수출주요 전략으로 ‘3E 전략’ 전략을 내세웠다. 3E 전략은 ▲콘텐츠 해외영토 개척‧확장(Expansion) ▲콘텐츠 산업 영역 확대(Extension) ▲연관산업 프리미엄 효과 확산(Effect)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수출 250억달러(한화 약 32조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문화부터 언어까지 중동 맞춤형 게임 제작 지원”=3E 전략 중 ‘콘텐츠 해외영토 개척·확장 계획’ 중 하나로 게임 콘텐츠 중동 시장 영역 확장이 제시됐다. 문체부는 중동 문화·언어를 고려한 게임 현지화를 통해 국내 게임이 중동 시장에서 장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게임은 현지 종교·문화를 고려해 맞춤형 게임으로 재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컨대 중동 지역에서 부정적인 동물로 인식되는 ‘돼지’를 게임 내에서 삭제하는 식이다. 현지화된 게임 콘텐츠는 외국인 비율이 높아 영어가 통용되는 아랍에미리트에 우선 공급한다. 장기적으로는 아랍어 번역을 지원해 사우디 및 인근 국가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현지 법인 설립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초기에는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등 글로벌 앱마켓을 통해 진출하고, 충분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 후 현지 법인 등 설립을 추진한다. 맞춤형 서비스부터 장기적인 사업 확장까지 국내 게임 현지 장착을 돕겠다는 취지다.

◆중동서 사랑받는 K-게임…게임사에겐 ‘기회의 땅’=최근 중동 지역은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이 높으며, 소비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떠오르는 ‘기회의 땅’으로 지목된 바 있다.

지난달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게임 이용자들의 한국 게임 일일 평균 이용 시간은 주중 159분, 주말 218분으로 타국가 지역 평균 이용 시간(주중 146분, 주말 192분)에 비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액도 중동 주요 국가인 카타르(76.21달러, 한화 약 9만4000원)와 아랍에미리트(68.98달러 8만6000원)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업계 또한 중동 지역 성장 가능성 보고, 현지 진출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을 개발한 위메이드는 최근 위믹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사업 확장을 위해 위믹스 메나(WEMIX MENA LTD)를 아랍에미리트에 설립한 바 있다.

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로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PIF는 넥슨에 약 2조4000억원, 엔씨소프트에 약 1조원을 투자해 각사 지분 9.14%, 9.26%를 확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PIF는 양사 2대 주주에 등극하기도 했다.

◆중소게임사 기대감↑…업계 “사업 자생 위한 교육도 필요”=문체부 지원 계획에 대해 업계는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특히 해외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 현지화 과정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요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강화될 경우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 이상인 게임사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중소기업 규모 게임사는 현지화 과정에서 (언어지원, 현지 소통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며 “중소기업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순히 투자나 인력 지원 뿐 아니라 게임사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게임사가 중동 지역에서 유의해야 하는 현지 문화나 법률 등 사업과 관련된 사안 등을 안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력이나 투자를 통한 지원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게임사가 현지에서 자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법률, 문화, 언어 등 현지화 과정에 필요한 정보들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해주는 방식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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