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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TL’,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사냥…출시 일정 변동 가능성도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엔씨소프트가 PC·콘솔 신작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 글로벌 퍼블리셔(배급사)로 ‘아마존게임즈’를 만났다. 아마존게임즈는 스마일게이트 핵앤슬래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글로벌에 성공적으로 서비스하며 국내 게임사에게 눈도장을 찍은 퍼블리셔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TL은 아마존게임즈 덕분에 ‘글로벌 흥행작’ 날개를 빠르게 달 수 있게 됐지만, 경쟁작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당초 출시 예정 시기인 올 2분기보다는 일정이 조금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3일 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와 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대만 등 기존 주력 서비스 지역은 엔씨가 직접 퍼블리싱하고, 북미와 남미, 유럽, 일본 등 새롭게 확장이 필요한 지역은 아마존게임즈가 나선다.

계약금액은 엔씨 2021년 연결매출액 2조3088억원의 2.5%(577억원) 이상에 달한다.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이 지난 2011년 설립한 게임 자회사 아마존게임즈는 서구권 현지화는 물론 글로벌 마케팅에 특화돼 있다. 지난 2021년, 10년여간 꾸준히 개발해온 ‘뉴월드’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게임은 스팀에서 100만명 가량의 초기 트래픽을 기록했다.

현재 아마존게임즈는 이와 함께 로스트아크를 서비스 중이다. 로스트아크 또한 지난 2월11일 글로벌 출시된 직후 약 2주 연속으로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00만명대를 유지했다.

또, 지난 3월 기준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만 신규 가입자 10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오늘(26일) 기준으로 스팀(Steam)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 5위(19만1285명)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 중이다.

이번 계약으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블루프로토콜(Blue Protocol) 서비스 준비를 해온 아마존게임즈는 엔씨 TL 퍼블리싱도 함께 준비하게 됐다. 로스트아크를 뒤이을 또 다른 대형 신작으로 글로벌 퍼블리셔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TL 또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갖춘 아마존게임즈를 만나면서 스팀에서만 약 100만명 수준의 초기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TL은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엔씨의 핵심 기대작인 만큼 엔씨도 해외 이용자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프 하트만 아마존게임즈 부사장은 “엔씨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유명 온라인 게임을 선보여 온 검증된 개발사”라며, “엔씨와 같이 뛰어난 개발 역량을 보유한 개발사와 함께 퍼블리싱 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사업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TL이 현재 세계적으로 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는 MMORPG인 만큼, 우리의 글로벌 서비스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전세계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 사이에선 올해 2분기였던 TL의 출시 예정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변수가 부상하고 있다. 6월6일로 확정된 ‘디아블로4’와 일정이 겹친다면 초기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디아블로4는 TL과 장르가 겹치지 않지만, 블리자드의 대작이자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확보 경쟁작으로 꼽힌다. 스퀘어에닉스 콘솔 대작 ‘파이널판타지16’ 또한 오는 6월22일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으로 출시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 측은 퍼블리셔 아마존게임즈와의 협의에 따라 출시 일정이 올 2분기가 아닌 시점으로 조정될 수 있으며, 직접 퍼블리싱 지역과 글로벌 퍼블리싱 지역이 분리돼 출시되는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TL의 출시 예정 시기가 올 3분기 정도로 소폭 늦춰진다면 오히려 흥행 가능성에 긍정적인 이슈인데, 이는 올해 6월6일 출시될 경쟁작 디아블로4와의 경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시기가) 늦춰진다면 이는 개발의 문제로 인한 출시 연기가 아닌 퍼블리셔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출시 시점 선택의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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