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회공헌 프로그램, 제주 거주민과 지역문제 해결안 모색 -해양쓰레기부터 장애인 노후 생활까지, 다양한 현안 올라와 -25일까지 ‘제주임팩트챌린지’ 2기 모집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제주 내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제비집’이라는 에코백을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늘어나는 유기견 수에 동물 보호소 유기견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다. 농촌인구 증가를 위해 유휴 공간에 청년 커뮤니티 작당소를 열었다. 이 모든 것은 제주 도민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카카오는 이같은 아이디어 실현을 돕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했다.
사실 제주도는 카카오에게 특별한 곳이다. 2012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즐거운 시험’이라는 프로젝트로부터 추진한 본사 제주도 이전을 완료하며 ‘제주 시대’를 열었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 후 본사 이전설이 돌았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제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주주총회도 제주 사옥에서 열린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중 제주에 본사를 둔 곳은 카카오가 유일하다. 또, 카카오는 2024년 완성 예정인 제2데이터센터도 제주에서 준공한다. 제주에 국내 대표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위치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경제효과와 지역상생 관련 상징성을 내포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카카오는 제주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함께 만들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제주도민과 지역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아닌 ‘제주다운 변화’를 위해 제주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기로 했다.
‘제주임팩트챌린지’는 제주 도민들이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역량 강화 교육이자 아이디어 실현 활동 지원 프로그램이다. 창업 여부, 나이와 관계없이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제주도 거주민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주제 또한 환경, 안전, 문화, 경제, 교육 등 지역 관련 모든 문제를 대상으로 했다. 카카오는 이들의 아이디어가 세상 밖에 나올 수 있도록 멘토링과 전문가 연계, 비용 및 상금 지급, 홍보 및 후속 지원 등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제주임팩트챌린지 1기에 선정된 7개팀은 총 5개월동안 매월 1회 이상씩 교육과 멘토링을 진행했고, 디자인씽킹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정리했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과정과 전문가 멘토링, 실제 문제에 적용하는 단계를 모두 경험한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이들은 어떤 활동을 했을까? 우선, ‘디프다제주’는 장비 도움 없이 바다를 드나드는 프리다이빙 그룹으로, 제주 해양 생태계 오염 심각성을 알리고자 캠페인을 전개했다. 한국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가 앓고 있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인지하고, 해양쓰레기 종적을 따라가보는 영상으로 제작했다. 사실, 투어프로그램을 개설하려 했으나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부터 시작했다. 또, ‘해양쓰레기 수거 튜토리얼’도 제공했다.
‘재코백’ 팀은 재사용하는 에코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건 구매 후 받는 비닐봉투가 심각한 쓰레기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 에코백을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제주도 내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고자 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제주 곳곳에 있는 상점 ‘제비집’ 6곳에서 물건을 사면, 기부받은 에코백에 상품을 담아 준다. 제비집에서 에코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할인 및 상품을 증정하는 ‘제비패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비거니’ 팀은 제주도 내 육식 위주 식사로 인한 탄소배출 문제와 잔혹한 동물 쇼, 비위생적 양돈장 관리와 같은 동물권 문제에 접근했다. 이들이 추진한 ‘비야호 프로젝트’는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비거니즘’에 대해 알리는 활동이다. 비건식과 화장품 만들기로 원데이 클래스를 기획 진행했고, 총 24명이 참여했다.
‘브로컬리(Be locally)연구소’는 농촌 소멸의 핵심적인 문제인 청년소멸에 주목했다. 지역 청년 간 소통과 연대가 지속되고 문화자급 자족이 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생각했고, 남원읍 하례로에 사용하지 않는 유휴 공간에 청년 커뮤니티 작당소를 열었다. 오프라인 공간을 거점 삼아 팜파티, 마을트레킹, 밥상공동체, 취미공유 등 다양한 모임이 이뤄져 프로젝트 기간 140여명이 작당소를 찾았다.
제주도에 갈수록 늘어가는 유기 동물도 문제다. ‘제주에 나쁜 개는 없다’의 줄임말 ‘제나개’ 팀은 제주 유기견 안락사를 줄이고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동물 보호소 유기견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서 입양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지금까지 50여마리 유기견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주의사항을 담은 촬영 가이드 브로슈어와 촬영 키트도 제작했다. 유기견이라도 밝은 모습을 널리 알려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도록 하기 위해 ‘포토월’이라는 이름으로 SNS계정도 선보였다. 또,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해 목표액 대비 200% 가까운 달성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복지업글’은 사회 복지 현장 실무 팀장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제주 임팩트 챌린지를 통해 독거 중고령 장애인 노후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오프라인으로 기획된 원예 체험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급하게 변경됐지만, 강사 교육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각 기관에 공유하고 내부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유사 성격 기관들이 팀이 되는 시너지를 보여줬다. 참여자들은 온라인 화면으로 인사를 나누며 독거 중고령 장애인에게 소통의 기쁨을 선사했다.
‘제사중’팀은 지역 복지 주체인 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미자립 중장년 1인 가구와 이웃의 목소리에 집중했으며, 개개인 자립의지를 높이기 위해 1:1 멘토링에 나섰다. 자립을 희망하는 저소득 중장년 1인 가구 3명을 대상으로 참여자 개개인이 원하는 도전 주제로 주 1회 멘토링을 실시했다.
한편, 카카오는 제주 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고 올바른 문제 정의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팀을 한 번 더 찾는다. 카카오는 오는 25일까지 ‘제주임팩트챌린지’ 2기를 모집한다. 도내 거주민 2인 이상으로 구성된 총 8개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제주 지역 관련 문제라면 분야 제한 없다. 카카오는 선정된 팀에게 최대 500만원 프로젝트 지원금과 분야별 전문가 자문 연계, 우수 프로젝트 추가 상금 총 500만원 지급, 카카오 콘텐츠 홍보 및 후속 지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제주에서 2011년부터 청소년 디지털‧디지털IT 교육을 전개하며 1400여명이 초등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에, 9020명이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07년부터 이어진 제주대 공학교육센터와 협업한 ‘카카오트랙’은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수요자 중심 커리큘럼으로 구성했다. 국내 IT업계 취업률은 81.3%에 달한다. 예비창업자, 지역창업자, 소상공인, 개인창작자 등을 돕기 위해 2016년 제주도에서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 카카오클래스는 지난해 기준 1638명이 다녀갔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창업교육 프로그램에 9700여명이 참여했고, 150여개 보육기업이 총 691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제주지역사회 사회공헌 프로그램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누적 지원액은 9억2000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