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기가 전장 사업을 강화한다. 전기차 등 전방산업이 성장세인데다 모바일 시장 정체에 따른 새 먹거리 발굴 차원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2년 43억달러(약 5조5800억원)에서 2027년 89억달러(약 11조55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5.7% 수준이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투입되는 카메라 모듈이 주력 제품이었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 ▲액추에이터 ▲이미지센서 등이 결합한 부품이다.
렌즈는 광신호를 이미지센서로 보내는 역할이다. 액추에이터는 오토포커싱(AF), 손떨림방지(OIS), 조리개(IRIS), 망원 줌 등 기능을 갖춘다. 이미지센서는 광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확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삼성전기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 업계에서는 IT용 카메라은 2022년 219억달러(약 28조4300억원)에서 2027년 233억달러(약 30조2400억원)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몸집 자체는 전장용보다 크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1.2%에 그친다.
삼성전기가 눈을 돌린 곳은 자동차 부문이다.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개발팀 안병기 상무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은 IT용 대비 고신뢰성이 요구된다”며 “스마트폰은 사진 및 동영상을 필요에 의해 촬영하지만 전장용은 차가 움직이는 동안 항상 카메라가 동작해야 하는 등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IT용 카메라 모듈 신뢰성 테스트 기간이 1~2주인 반면 전장용은 3개월 이상 소요된다.
전장용 카메라는 ▲서라운드뷰 ▲전방 ▲후방 ▲인캐빈 등으로 구분된다. 각 위치에서 표지판, 장애물 등을 도로환경과 객체를 인식하고 이를 프로세서로 보낸다. 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은 2020년 2~3개에서 현재 7~8개까지 늘어났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레벨 증가에 따라 최대 15~20개로 카메라 개수가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확대에 따라 전장용 카메라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1억화소에 달하는 IT용보다는 낮지만 점차 화소 수를 높이는 추세다. 센서 사이즈를 키워 받아들이는 광원 양도 늘리고 있다. 터널 등에서 빠져나갈 시 빛 번짐 등을 줄이기 위해 가변조리개도 투입되는 분위기다. 비나 진흙 등 이물이 묻어 화면 왜곡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여러 히터를 카메라와 통합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이러한 준비로 삼성전기는 전기차 1위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했다.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올해는 조단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 레퍼런스를 통해 국내외 완성차업체와의 거래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안 상무는 “올해 전장용 카메라 모듈 매출은 주요거래선 점유율 확대 등 영향으로 전년대비 대폭 성장이 전망되며 향후에도 매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전장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하는 댐 역할을 한다.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도 막아주는 등 전자기기 필수 부품이다. 전기차 산업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4월 전장용 MLCC 13종을 개발 거래선에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업 확장을 공식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MLCC는 연평균 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