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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20년, 삶을 말하다⑨] USIM, 서비스 컨버전스를 이끈다

채수웅
디지털 디바이스간의 컨버전스가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디바이스간의 컨버전스를 주도하고 있는 기기는 단연 휴대폰이다.

한시도 몸에서 떼어낼 수 없는 휴대폰에는 카메라, MP3, 전자사전, 지상파 DMB 등 수많은 기능이 탑재돼 있다. 물론 MP3나 PMP 등 다른 디지털 디바이스 역시 본연의 역할 외에 많은 기능을 탑재해 휴대폰과 컨버전스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이 여타 디바이스와 가장 차별화되는 것은 단순한 디지털 기기의 집합체가 아니라 서비스 컨버전스의 도구라는 점이다.  

일례로 과거에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통장과 도장을 지녀야 했고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객장의 커다란 스크린을 주목해야 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토큰이나 회수권 등을 구입해야 했다. 지갑에 만원짜리만 있을 때는 동전을 만들기 위해 근처 구멍가게에서 음료수라도 하나 사야만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 하나면 다 해결할 수 있다.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휴대폰으로 대중교통 요금을 결제한다. 조그만 모바일 화면에서 주식거래를 하고 계좌이체를 한다.

이 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USIM 칩이다.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y Module 범용가입자인증모듈)은 WCDMA 이동통신 단말기에 필수로 탑재되는 식별모듈로 이통서비스 이용에 있어 가입자 여부를 확인해주는 역할을 한다.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USIM칩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이동통신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단말기를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초기 단계지만 타 이동통신 사업자의 단말기도 칩 교환만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USIM칩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동전화 가입자 관리 및 인증 등의 역할 뿐 아니라 저장용량의 확대 및 컨버전스 기술과의 결합으로 금융, 교통, 생활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USIM을 통한 대표적이면서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로는 금융을 꼽을 수 있다. 뱅킹 서비스를 통해 예금출금부터 계좌 이체, 지로납부, ATM 이용 등 전반적인 은행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USIM이 아니더라도 기존 VM 방식으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지만 USIM은 전 세계에 구축돼 있는 WCDMA 망을 통해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또한 USIM 칩에 내장된 T머니를 통해 자유롭게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T머니 사용방법과 같기 때문에 이용범위 역시 같다. 아울러 멤버십, 신용카드 기능, 증권거래 등도 가능하다.

아직은 교통, 금융 등에 활용도가 국한돼 있지만 USIM 칩은 입력 정보에 따라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ZigBee)와의 결합되면 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최근 지그비 기술을 USIM칩에 결합하는데 성공, 연내 새로운 USIM칩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그비와 USIM이 결합될 경우 위치정보서비스가 보다 정확해지고 무선통신을 통해 보안, 각종 디지털 기기의 원격제어 역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폰은 손톱만한 USIM칩의 진화와 함께 단순한 컨버전스 기기가 아닌 서비스 컨버전스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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