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해설]이동통신 시장 출혈경쟁 탈피 가능할까

채수웅 기자
- 점유율 절대 사수 SKT와 후발사업자 충돌 불가피
- KT-SKT “내수시장 탈피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

KT-KTF 합병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통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희망사항인 질적 경쟁이 활성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 50.5% 사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최근 실질적으로 KTF 합병을 마무리한 KT는 내부적으로 이통시장 점유율 40%를 목표로 하고 있어 두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이통시장의 경쟁은 공짜폰으로 타사 가입자를 뺏아와 가입자를 늘리는 방식이었다. 한쪽에서 치고나갈 경우 다른쪽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요금 경쟁, 품질 경쟁보다는 보조금 경쟁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통신 시장의 양대 산맥의 수장들이 컨버전스와 해외시장 진출 등을 강조하면서 내수시장의 경쟁 구도도 변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질적경쟁 실현 가능할까?=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9일 을지로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점유율 50.5% 유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정 사장은 "앞으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점유율 50.5%는 절대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먼저 가입자를 뺏지는 않겠지만 경쟁사들이 자사 가입자 유치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KTF나 LG텔레콤의 경우 점유율 확대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사업자들의 가입자 뺏기 전략에 SK텔레콤이 똑같이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단적인 예가 3G 시장을 주도했던 KTF이다. 주파수의 열위때문에 2G에서는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KTF가 WCDMA 시장에서 공세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이후 이통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최근 들어 3G 경쟁이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KT-KTF 합병이라는 변수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는 사업자들 모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노태석 KT 부사장은 최근 "이통시장 점유율 40%달성은 정해진 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KT는 합병선언 당시 이통시장 점유율 40% 달성 내용을 담은 내부문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만원 사장은 이와 관련 "KT가 이통시장서 점유율 40%를 달성하려면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질적경쟁으로 4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그것은 좋다"고 말했다.

◆공짜폰 아닌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 잡아야=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성장해야 하는 후발사와 이를 지키기 위한 1위 사업자간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판매 사업이 활성화 될 경우 시장은 더욱 혼돈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케이블TV 등 나름 견고한 가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곳에서 이동통신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경우 자사 가입자를 묶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KT가 와이브로+쇼 등 새로운 상품 기획에 나서고 있고 그동안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소극적이었던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과거보다는 질적경쟁의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며 "내수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더 큰 해외시장에서 경쟁을 하자"고 말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무대를 해외로 옮기자는 이석채 KT 회장의 소망대로 통신업계가 내수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싸움을 더 큰 무대로 옮길지 통신시장의 이목이 합병 KT와 SK텔레콤에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