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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불안한 아이팟, 이대로 팔아도 되나

한주엽 기자

아이팟 배터리 사고와 이에 대한 애플코리아의 대응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 초 소비자 심모(34)씨 소유 2세대 아이팟 터치의 배터리가 충전 중 부풀어 올라 액정이 떨어져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최근 확인된 것이다.

피해자인 심모씨는 3월 말부터 문제 제품의 전원부가 말썽을 일으켜 AS를 맡기려던 차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팟 배터리 사고는 지난해 12월 아이팟 나노의 배터리 화재에 이어 두 번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배터리 관련 문제가 발생하니 ‘결함’ 논란은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안전성과 관련된 불안감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전혀 다른 제품이라서 결함 논란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건 2세대 아이팟 터치고 작년 12월 사고는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1세대 아이팟 나노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배터리 사고는 배터리 그 자체뿐 아니라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개입되기 때문에 결함을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출시 5년이 지났다지만 아직도 1세대 아이팟 나노를 쓰는 사람은 많다. 2세대 아이팟 터치는 말할 것도 없다. 단 한건이라도 안전에 위협이 되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응당한 조사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대한 결과도 조목조목 소비자에게 알려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새카맣게 그을린 1세대 아이팟 나노는 애플 본사로 들어간 지 반년이 다 됐는데도 결함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다. 물어봐도 “본사 지침이라 할 말이 없다”는 얘기만 돌아온다.

아이팟 배터리 사고는 엄밀히 말해 ‘폭발’은 아니다. 그러나 과열로 인해 케이스가 녹아내리거나 부풀어 오른 만큼 위험성은 존재한다. 폭발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애플코리아의 어정쩡한 태도는 이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여러 건의 배터리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펑’하고 터진 LG전자의 노트북 배터리는 회사 요청에 의해 국가기관까지 나서서 원인을 파악했고 많은 언론사가 이를 보도했다.

조사 결과야 어쨌건 이런 노력이 애플코리아에게는 필요하다. 입 꾹 닫고 쉬쉬하고 있는다고 문제가 덮어지진 않는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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