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자바의 재발견,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 뒤흔든다

이상일 기자

이젠 자바(JAVA)의 재발견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증권사들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개발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자바 개발 언어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조명될 지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초 대신증권이 자바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가동에 성공했고, 하나은행도 차세대시스템 일부 업무에 자바를 적용했다.

 

자바 언어의 가장 큰 장점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은 특유의 유연성이다. 따라서 '멀티 플랫폼'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VM(버츄얼머신)기반위에서 작동하는 자바의 특성상 성능이 C 언어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최소한 자바는 금융권에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됐었다.  


여전히 국내 금융권 시스템 개발 작업에 있어서 C 언어는 분명한 주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증권사 개발 방법의 주요 언어로 사용됐던 'C'언어외에 자바(JAVA)를 적용한 업무시스템을 개발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 자바의 적용이 확산되면, 뱅킹시스템 전반에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고, 넓게는 금융 IT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에 이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국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이 C언어외에 자바를 적용해 업무시스템을 개발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 업무의 특성상 분초를 다투는 거래 체결을 위해서는 안정성과 속도가 보장된 ‘C’언어 기반의 개발이 일반적으로 이뤄져왔다.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자바를 사용한 시스템 개발이 부분적으로 진행해왔다. 특정업무에 있어서는, 자바 언어가‘C’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상품 구성이 복잡한 경우 ‘C’에 비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와함께 최근 금융권에서 자바 기반의 IT시스템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IT비용절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관련 티맥스소프트 김승근 과장은 “자바 개발자들이 업계에 많은 편이어서 IT프로젝트 수행사 인력 수급에도 유리하고, 그 결과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C보다는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금융시장 환경도 자바의 적용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거의 일치한다.

 

금융 IT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업계가 업무환경이 복잡해 짐에 따라 자바의 적용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기 시작됐고, 시중 은행들은 정보계를 중심으로 자바의 채택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경우, 매매 등 거래 체결에 있어 안정성과 속도가 중요한 증권업의 특성 상 자바의 도입은 거래 체결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당분간은 제한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자바와 C언어를 혼재시킨 하이브리드 방식의 시스템 개발, 또한 시스템 성능 구현과 운영에 대한 검증 문제에 있어 증권업계 IT담당자들은 최소한의 고민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대신증권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대신증권은 증권업계 최초로 거래 체결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 자바를 도입했다. 안정성이 확보된 거래 부분에‘C’를 도입하고 나머지는 자바를 모두 적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지난 4일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대신증권은 아직까지 큰 무리 없이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회사 내부적으로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할 지 몰라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한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증권사들 모두가 오픈하기까지 힘겨운 과정을 겪었다”며 “대신증권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시도되는 것이니 만큼 신경 쓸 일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증권사를 제외한 카드사와 보험사의 경우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을 통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 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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