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과열경쟁…방통위 자제요청으로 수그러들까
- 번호이동 3개월 제한 ‘미봉책’…전체 규제 손질 필요성 ‘제기’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한 풀 꺾일 태세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통신사 CEO를 만나 마케팅 경쟁 자제를 주문했다. 과열의 주범으로 꼽혔던 번호이동제도에도 칼을 댔다. 이달 중 새로 이동통신에 가입했거나 명의변경을 한 이용자의 번호이동을 3개월간 제한키로 했다. 이통사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관행 개선 등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번호이동시장 위주 마케팅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적 부담이 해소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번호이동제, LG텔레콤 성장 ‘발판’=번호이동시장은 이통 3사가 서로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구조여서 한 곳이 보조금을 올리기 시작하면 방어를 위해 다른 두 곳이 대응할 수밖에 없는 ‘치킨 게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제도는 지난 2004년 사용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도입됐다. 특히 KT와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의 가입자 확보 기회로 여겨졌다.
번호이동시장 최대 수혜자는 LG텔레콤이다. SK텔레콤과 KT 양사에서 모두 순증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지난 6월까지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서는 85만4956명, KT로부터는 69만9884명을 빼앗아왔다. KT는 SK텔레콤에게는 이겼다. SK텔레콤 가입자 65만2358명이 옮겨왔다. SK텔레콤은 양사에 총 158만7314명을 내줬다.
LG텔레콤이 번호이동시장 경쟁을 주도한 셈이다. 번호이동시장의 이통 3사의 6월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 37.2% ▲KT 38.2% ▲LG텔레콤 24.2%다. 지난 5월 기준 각사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50.6% ▲KT 31.3% ▲LG텔레콤 18.1%다. 2004년 점유율 16.6%였던 LG텔레콤은 2005년 16.9% 2006년 17.4% 2007년 18.0%로 점유율을 계속 늘려왔다. SK텔레콤과 KT는 모두 감소했다. 2004년 대비 SK텔레콤은 0.7%포인트, KT는 0.8%포인트 줄어들었다. LG텔레콤 독자 생존 기반 마련이라는 정책적 지원도 한 몫했다.
◆번호이동 가입자, 전체 가입자 중 80%=이와 함께 번호이동시장 과열은 사용자가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통사를 변경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번호이동시장 위주로 가입자 확보 전쟁이 일어나면서 단말기 보조금 지급도 기존 가입자 대상보다는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더 많은 금액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통사를 한 번이라도 바꾼 사람은 총 3752만6934명이다. 6월 기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47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중 약 80%가 통신사를 바꾼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요금제 활성화 등 가입자 당 평균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입자 유지는 수익과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번호이동제도 보다는 전체적인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 경쟁, 번호이동시장 과열 등 개별 사안보다는 전체 이통시장 규제에 대한 개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이 독자 생존 기반을 마련하고 5000억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사업자의 요금인하를 막는 비대칭규제를 유지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논의 등 이통 시장 경쟁을 마케팅에서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정책 수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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