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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기술 유출, 피해규모 수조원대(종합)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이 미국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통해 경쟁사인 하이닉스로 대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유출된 반도체 핵심 기술은 상당 부분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것들이라 해외로 유출될 경우 상당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중희)는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불법해 경쟁사에 유출한 혐의로 미국계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AMK)의 전 대표와 하이닉스 반도체 제조본부장(전무), 삼성전자 과장 등 4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AMK는 지난 2005년 3월 경부터 2009년 12월까지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 94건을 불법으로 취득하고 이 중 13건을 하이닉스에 누설했다.


AMK가 불법 취득한 94건의 반도체 핵심 기술 중 52건은 80나노급 이하 D램과 70나노급 이하 낸드플래시 기술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다.


◆직접 피해 수천억원, 간접피해 수조원대=검찰조사 결과 AMK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설치 및 관리를 위해 삼성전자에 수시로 출입하며 핵심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을 기회로 핵심 기술을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닉스는 AMK에 요청해 삼성전자의 핵심 기술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 중에는 D램 68, 56, 46나노 제품 및 낸드 플래시 63, 51, 45, 41, 39나노 공정순서, 사용 설비, 사용된 물질 정보 등 국가핵심기술만 52건에 이른다.


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해 삼성전자가 직접적으로는 수척억원, 향후 해외 후발주자가 기술격차를 줄임으로써 오는 간접 피해를 감안하면 수조원대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낸 AMK가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 업체라는 점을 감안해 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 핵심 기술이 해외 장비 업체를 통해 유출됐고, 해외로도 해당 기술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하이닉스, 삼성 기술 활용한 적 없다=하이닉스는 이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유출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이닉스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구리공정은 사용물질과 특성, 장비 구성 등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서 실제 하이닉스의 구리공정 개발 및 양산과정에서 전혀 활용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 측은 “영장 심사시 구속 사유로 적시된 기술인 구리 공정 관련 정보는 그 입수시점(09년 5월)이 하이닉스가 최첨단 구리공정 기술 보유업체인 뉴모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구리공정을 자체 개발(07년 1월~ 08년 1월)하고 양산이관(09년 2월)까지 마친 이후의 일이었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에 자사 직원이 연루된 데 대해 유감을 밝히면서도 “일부 직원들의 비공식 학습조직의 정보 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이닉스는 또 AMK가 수집한 정보 중에는 하이닉스 관련 정보도 있었음이 확인됨에 따라,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에 AMK가 이 정보를 수집한 경위를 비롯, 외부로 유출되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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